[다산칼럼] 국방장관에 힘 실려야 軍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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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불러 정치공방 더 이상 안돼
北 관점서 안보 취약점 살펴보길
北 관점서 안보 취약점 살펴보길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이 예측할 수 없었던 기습도발이었음을 감안해도 분명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신임 국방장관의 발언은 우리를 전율케 한다. 배경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군이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시인했기 때문이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역사를 통틀어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임무가 아니었던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일까. 연평도 주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고 북한의 폭력성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안보불감증에서 벗어날 극적인 계기가 됐는가 하면 급기야 국방장관이 경질됐다. 실은 이번 일이야말로 앞으로 더 큰 사변이 터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대한민국 존속을 위해 더 없이 소중한 경종이었다.
무엇보다도 김관진 장관의 예상처럼 '앞으로도 적이 우리의 허점을 계속 노릴 것이고,새로운 양상의 도발을 획책할 것'이라면,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 장관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항공기로 폭격할 것이고 그렇게 하더라도 전면전으로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교전규칙과 자위권 행사는 별개의 문제이고,연평도 도발의 경우 유엔헌장에서도 보장된 자위권 차원이므로,1994년부터 평시 작전통제권을 가진 우리 군이 한미연합사 승인 없이 자위권을 독단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아마 이 시점에서 대다수 국민이 듣고 싶던 말일지 모른다. 다만 자위권 행사에 관한 그의 인식이 유엔이나 한미연합사와도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볼 문제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은 우리의 안보 취약점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북한의 관점에서 허점과 약점을 샅샅이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예상되는 도발 유형에 상응하는 비상대비계획을 마련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서해 5도의 안보 취약성이 이미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데 통절한 반성이 필요하다. 원인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해병대를 국가전략기동부대로 육성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서해 5도 남북간 비대칭적 전력 배치 구조에 대응한 효과적인 대책이 더 급한 일이다. 북한이 압도적인 비대칭전력을 이용해 추가 도발을 해 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군내 행정주의와 관료주의를 과감히 도려내고 전투형 군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김 장관의 단호한 다짐은 듣기에 시원하고 믿음직스럽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국민은 지금 정부나 군의 말,장관의 결의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앞으로 눈 앞의 적 북한이 언제라도 약점을 노려 도발해 올 개연성이 커진 상황에서 진정으로 정부와 군을 믿고 따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신임 국방장관은 국방개혁을 소신껏 단행해 나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얘기도 나오지만,그보다는 신임 장관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장관이나 합참의장 등 군 지도부가 국회에 붙들려 있는 시간이 길수록 안보능력 회복과 국방개혁은 더욱 더 요원해진다. 위기상황에 군을 진두지휘해야 할 사람들을 불러 들여 정치공방을 벌이는 구태,장관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괘씸죄로 걸어 예산이나 관련 현안 처리에 애를 먹이는 짓도 이제는 그만 두어야 한다.
이제까지 드러난 신임 장관의 태도로 보면 기우이겠지만,그 역시 정치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굳세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산처럼 굳건하면서도 위기에서는 독수리처럼 민첩하게 행동하는 군을 바란다. 친절한 군인아저씨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홍준형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일까. 연평도 주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고 북한의 폭력성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안보불감증에서 벗어날 극적인 계기가 됐는가 하면 급기야 국방장관이 경질됐다. 실은 이번 일이야말로 앞으로 더 큰 사변이 터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대한민국 존속을 위해 더 없이 소중한 경종이었다.
무엇보다도 김관진 장관의 예상처럼 '앞으로도 적이 우리의 허점을 계속 노릴 것이고,새로운 양상의 도발을 획책할 것'이라면,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 장관은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항공기로 폭격할 것이고 그렇게 하더라도 전면전으로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교전규칙과 자위권 행사는 별개의 문제이고,연평도 도발의 경우 유엔헌장에서도 보장된 자위권 차원이므로,1994년부터 평시 작전통제권을 가진 우리 군이 한미연합사 승인 없이 자위권을 독단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아마 이 시점에서 대다수 국민이 듣고 싶던 말일지 모른다. 다만 자위권 행사에 관한 그의 인식이 유엔이나 한미연합사와도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볼 문제다.
다음으로 시급한 것은 우리의 안보 취약점을 철저히 분석해 대비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북한의 관점에서 허점과 약점을 샅샅이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예상되는 도발 유형에 상응하는 비상대비계획을 마련해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서해 5도의 안보 취약성이 이미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는 데 통절한 반성이 필요하다. 원인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해병대를 국가전략기동부대로 육성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서해 5도 남북간 비대칭적 전력 배치 구조에 대응한 효과적인 대책이 더 급한 일이다. 북한이 압도적인 비대칭전력을 이용해 추가 도발을 해 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군내 행정주의와 관료주의를 과감히 도려내고 전투형 군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김 장관의 단호한 다짐은 듣기에 시원하고 믿음직스럽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국민은 지금 정부나 군의 말,장관의 결의를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앞으로 눈 앞의 적 북한이 언제라도 약점을 노려 도발해 올 개연성이 커진 상황에서 진정으로 정부와 군을 믿고 따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신임 국방장관은 국방개혁을 소신껏 단행해 나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얘기도 나오지만,그보다는 신임 장관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장관이나 합참의장 등 군 지도부가 국회에 붙들려 있는 시간이 길수록 안보능력 회복과 국방개혁은 더욱 더 요원해진다. 위기상황에 군을 진두지휘해야 할 사람들을 불러 들여 정치공방을 벌이는 구태,장관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괘씸죄로 걸어 예산이나 관련 현안 처리에 애를 먹이는 짓도 이제는 그만 두어야 한다.
이제까지 드러난 신임 장관의 태도로 보면 기우이겠지만,그 역시 정치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굳세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산처럼 굳건하면서도 위기에서는 독수리처럼 민첩하게 행동하는 군을 바란다. 친절한 군인아저씨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홍준형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