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타결되자 미국 정부와 정계,재계 등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부 비난도 없지 않지만 관련 이행법안이 미 의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한 · 미 양국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결과"라고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합의로 미국 자동차를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미국 간 강력한 동맹의 승리이기도 하다"며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시기에 양국의 안보동맹과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타결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 쇠고기의 완전한 한국시장 접근 등 다른 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루기 위해 계속 한국 측과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의회 내 일부 관련 의원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1,2차 추가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미국 상공회의소도 환영했다. 특히 그동안 한 · 미 FTA 자동차 조항 수정을 요구해 왔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양국 간 무역에 있어 일방통행이던 것을 양방향 통행으로 바꾸는 극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양보를 얻어낸 점을 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의회 내에서는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를 지역구로 둔 샌더 레빈 하원 세입위원장(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으로 세입위 간사이자 내년 초 출범할 차기 의회에서 세입위원장에 오를 데이브 캠프 의원이 지지를 밝혔다. 레빈은 "자동차 분야를 포함해 미 제조업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는 "미국 내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장벽을 제거하고 최상의 협상 결과를 도출했다"고 극찬했다.

반면 쇠고기 주산지인 몬태나주가 지역구인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FTA 진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이슈로 규정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출장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행정부가 이 문제를 바로잡을 때까지 "한 · 미 FTA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 · 미 FTA 이행법안은 하원에선 수월히 통과되겠지만 상원을 통과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르면 내년 초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