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양국 간에는 밀고 당기는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졌다.

한 · 미 FTA 협상이 타결된 것은 2007년 4월2일.하지만 미 의회의 벽에 부딪쳐 3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다시 탄력을 받은 것은 지난 6월 말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계기로 작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1월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때까지 한 · 미 FTA의 쟁점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내년 초 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구체적인 일정도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 협상단은 지난 9월 최석영 FTA 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일본 센다이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 이때 미국 측 요구가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라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실무진 간의 첫 접촉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USTR 대표는 지난 10월25~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만나 절충점을 모색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협상 시한인 G20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서울에서 최종 담판을 짓게 됐다. 양측은 서울에서 세 차례 회동했지만 역시 합의에 실패했다. 미국 측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를 협의하자고 압박했으나 한국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후 양국 협상단은 서로 양보하고 취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토대로 김 본부장 등 우리 측 협상단은 지난달 30일 미국 메릴랜드주 컬럼비아로 떠났다.

미국 측에서는 관세철폐 기간 연장을 비롯해 자동차 분야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우리 측에서는 돼지고기 관세철폐 시기 연장과 미국에 파견된 근로자의 비자연장 문제 등을 내놓고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

양국 협상단은 처음 잡았던 사흘간의 일정을 이틀이나 더 연장해가면서 절충점을 찾았고 양국 정부의 재가를 받아 6월 말 이후 6개월 만에 한 · 미 FTA 비준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는 타결 소식을 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