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맥캘란의 '스토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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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고향으로 불리는,영국 동북부의 소도시 크레이겔러키.이곳을 가로지르는 스페이강을 끼고 맥아를 발효시켜 만드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선두주자인 '맥캘란' 증류소가 있다. 이 곳에서 만난 데이비드 콕스 마케팅담당 이사는 제품의 강점과 매출 성장세보다는 맥캘란의 역사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1700년대 초 마을이 형성돼 밀주 형태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1824년 교사로서 보리 농사를 짓던 알렉산더 리드가 생산면허를 취득하면서 맥캘란이 정식으로 탄생했습니다. " 콕스 이사의 설명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리를 물에 불렸다 말리기 위한 원료를 기존의 이탄(泥炭)에서 석탄으로 바꾸면서 초기 맥캘란의 '스모키'(smoky)했던 맛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스코틀랜드 지방에 철도가 들어와 보다 화력이 좋은 석탄 운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1892년 로드릭 캠프가 맥캘란 농장을 사들여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맥캘란이 유럽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
맥캘란 본사 건물도 300여년 전에 지어졌다는 '이스트 엘키스 하우스'였다. 내부는 깔끔하게 리모델링했지만,외부는 삼각형 지붕에 4~5개의 뾰족한 굴뚝이 올라온 모양의 스코틀랜드 양식 그대로였다. 콕스 이사는 이 집을 '맥캘란의 정신적인 고향'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건물 1층 벽장에 꽂혀 있는 20여권의 빛바랜 편지집 중 한 권을 꺼내 1894년 11월 어느 날 당시 경영자였던 로드릭 캠프가 직원과 거래처 등에 보낸 편지를 펼쳐보였다.
제품보다 역사를 더 부각시키는 이유가 궁금했다. "맥캘란은 프리미엄 제품입니다. 소비자들이 그만한 값을 치를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합니다. " '명품'에는 역시 '스토리'를 입혀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전통을 가진 술이 적지 않다. 안동 소주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 이강주는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였다. 술은 한 민족의 생활양식과 애환이 담긴 전형적인 문화 상품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도 술은 빠질 수 없다. 한국 술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 맛의 개선과 함께 역사를 담는 '스토리 텔링' 작업이 시급한 이유를 맥캘란의 마케팅 전략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철수 크래이겔러키(영국) / 생활경제부 기자 kcsoo@hankyung.com
"1700년대 초 마을이 형성돼 밀주 형태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1824년 교사로서 보리 농사를 짓던 알렉산더 리드가 생산면허를 취득하면서 맥캘란이 정식으로 탄생했습니다. " 콕스 이사의 설명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리를 물에 불렸다 말리기 위한 원료를 기존의 이탄(泥炭)에서 석탄으로 바꾸면서 초기 맥캘란의 '스모키'(smoky)했던 맛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스코틀랜드 지방에 철도가 들어와 보다 화력이 좋은 석탄 운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1892년 로드릭 캠프가 맥캘란 농장을 사들여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맥캘란이 유럽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
맥캘란 본사 건물도 300여년 전에 지어졌다는 '이스트 엘키스 하우스'였다. 내부는 깔끔하게 리모델링했지만,외부는 삼각형 지붕에 4~5개의 뾰족한 굴뚝이 올라온 모양의 스코틀랜드 양식 그대로였다. 콕스 이사는 이 집을 '맥캘란의 정신적인 고향'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건물 1층 벽장에 꽂혀 있는 20여권의 빛바랜 편지집 중 한 권을 꺼내 1894년 11월 어느 날 당시 경영자였던 로드릭 캠프가 직원과 거래처 등에 보낸 편지를 펼쳐보였다.
제품보다 역사를 더 부각시키는 이유가 궁금했다. "맥캘란은 프리미엄 제품입니다. 소비자들이 그만한 값을 치를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합니다. " '명품'에는 역시 '스토리'를 입혀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전통을 가진 술이 적지 않다. 안동 소주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 이강주는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였다. 술은 한 민족의 생활양식과 애환이 담긴 전형적인 문화 상품이다.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도 술은 빠질 수 없다. 한국 술이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 맛의 개선과 함께 역사를 담는 '스토리 텔링' 작업이 시급한 이유를 맥캘란의 마케팅 전략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철수 크래이겔러키(영국) / 생활경제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