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재협상 타결] 김종훈 "일방적 양보라는 주장에 동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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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문별 합의 내용 … 金 통상교섭본부장 회견
쇠고기 부문은 아예 언급 안 해…세이프가드 가능성 거의 없어
쇠고기 부문은 아예 언급 안 해…세이프가드 가능성 거의 없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상호 이익을 꾀했다"고 말했다. 쇠고기 문제는 언급이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일방적 양보 아니다"
김 본부장은 5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협상은) 양국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처한 어려움과 이에 따른 미국 내 정치적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가 미국 측의 우려를 적절히 고려했다"며 "미국도 우리가 제기한 사항에 대해 수용하면서 서로 이익의 균형을 모색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에 신설된 자동차 특별 세이프가드와 관련해서는 "이미 한 · 유럽연합(EU) FTA의 세이프가드에 포함된 6개의 절차적 요소를 상호주의 형식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액이 큰 자동차 부품은 기존 협정을 유지해 자동차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려면 수입의 증가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직접 수출하는 완성차는 계속 줄고 있는 반면 우리의 미국 현지 생산이 계속 늘고 있어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실제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물량은 2004년 85만대에서 지난해에는 45만대로 줄었는데,미국 현지 생산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부문 추가 합의에 따른 EU의 재협상 요구 가능성에 대해 "연비 기준은 당초 FTA와는 관계가 없어 미국과도 FTA와 별개로 정리하기로 했다"며 "다만 우리 시장에 진출하는 자동차가 미국산보다 EU산이 많은 만큼 이 제도(연비규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유럽과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GDP 10년간 6% 증가 기대
이번 협상 타결은 2007년 6월 서명 이후 3년5개월간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 기존 협정문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 의회와 자동차 노조도 이번 협상 결과에 환영의 뜻을 밝혀 미국 내 비준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김 본부장은 "늦어도 2012년 1월께 발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 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한국이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협상 결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긴 하지만 2007년 당시 11개 국책 연구기관이 내놓은 공동 분석에 따르면 한 · 미 FTA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6.0% 증가시킬 것으로 평가됐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