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성장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고로 2기가 지난해부터 차례로 완공돼 정상 가동해서다. 중국 정부의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계획으로 철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현대제철의 중국 내 판매 물량은 많지 않지만 동북아시아 전반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은 올 3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주는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 철강 업황을 좌우하는 중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긴축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국내 주요 업체의 설비 증설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철강 가격은 중국의 금리 인상 초기에는 조정 양상을 보이다,금리 인상이 몇 차례 이어지면 결국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의 금리 인상은 어디까지나 경기 회복기에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 수단인 만큼,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면 철강 가격이 상승하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은 과거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봉형강업체에서 자동차 강판 등 판재류 전문생산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당진 제철소의 1호 고로가 완공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호 고로가 완공돼 가동하고 있다. 투자 초기에는 자금조달 및 기술력 확보와 관련한 우려가 있었으나 현재는 이런 우려가 해소되고 상업성을 갖춘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두 고로의 가동으로 현대제철은 봉형강과 스테인리스,철근,중공업제품 등을 연 850만t 생산할 수 있으며,열연제품과 후판 등 판재류제품은 연 900만t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판재류제품의 생산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판재류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 부문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6%에서 내년 39%로 높아지게 되며,영업이익에서의 비중은 35%에서 50%로 늘어날 전망이다. 판재류제품이 봉형강제품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제품구조 변화는 현대제철의 중장기적인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내외 다른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개선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현대제철은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바뀔 전망이다. 비수기를 지나며 봉형강 판매량이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3분기에 저가 매입한 철스크랩도 생산에 투입돼 봉형강 부문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관제철 부문도 생산 확대에 따른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과,건설사들과의 철근 가격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현대제철의 목표주가는 14만원으로 매수를 추천한다. 내년 영업실적 예상치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0.3배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4배 수준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chang.lee@wooriw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