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6일 삼성물산에 대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발표로 사업기조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지분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11.5% 상향조정했다. 매수A 투자의견은 유지.

이번 인사에서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이 승진했고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고문을 맡았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임 김신 사장은 자원본부장을 맡아 삼성물산의 광구개발 등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를 총괄했다"며 "1997년부터 10년간 삼성물산의 금융팀장을 역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자원뿐 아니라 금융에도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에 재직하며 보여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두 단계 승진함과 동시에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을 겸직, 경 영 참가 영역을 넓히게 됐다. 2009년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정연주 사장이 삼성물산의 CEO로, 지난 11월 19일에 이학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이 임명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뛰어난 경영 성과를 달성한 스타 CEO,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의 수장, 삼성그룹 오너 3세가 삼성물산에 모인 현 시점에 회사 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될 시점으로 판단한다"며 "삼성물산의 사업 기조 변화는 2011년에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물산은 201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현대건설에 이은 2위를 차지한 국내 대표 건설사이고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에버랜드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 지분을 보유,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성격을 갖는 회사다. 3분기 기준 그룹 계열사 지분의 장부가치가 8조1786억원에 달한다. 가장 높은 비중은 삼성전자로 56.8%를 차지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12월 3일 기준 삼성물산이 보유한 유가증권 가치(상장 회사의 시장가치 반영)는 사상 최대치인 9조124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업황 회복 기대감으로 지난 3일에 사상 최고치의 주가를 경신했다. 삼성카드는 그룹 지배구도 변화의 수혜주로,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 추진과 관련해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은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두 회사의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계열사 지분가치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진단했다.

그는 "이번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로 건설부문은 기존 정연주 사장을 중심으로, 상사부문은 김신 신임사장과 이부진 고문을 중심으로 사업 기조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건설부문은 해외 플랜트 및 복합개발사업에 진출할 계획이고, 상사부문은 자원개발과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 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2011년에 삼성물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2.5%, 37.9% 증가한 14조9940억원, 54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그룹의 투자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룹공사를 담당하는 삼성물산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2011년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의 사업 기조 변화가 2011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주택 개발사업에 진출, 리튬 광구 지분 인수 등의 성과가 나왔다. 보수적인 사업기조가 성장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기조로 바뀌고 있는데 그 속도는 2011년에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3분기 장부가 기준으로 8조1786억원에 달하는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 구조 변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