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동반 약세다. 이번 FTA 추가협상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얻을 수 있었던 이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주가의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대부분 약보합세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분 중 60% 이상이 현지 생산 분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6일 오전 9시1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6% 떨어진 18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기아차는 0.39% 내린 5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쌍용차도 0.11% 떨어진 약보합세다.

한·미 FTA 타결을 두고 일부 정치권에선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내용 면에서 보면 완성차 업체들이 잃는 것과 얻는 것이 비슷해 중립적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승용차 부문은 관세 인하 시점이 유예됐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분 중 60% 이상이 현지 생산 분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고, 부품 수입관세 즉시 철폐로 인해 현지 생산분의 원가경쟁력 제고와 이로 인한 소형차의 현지생산으로 공급량이 늘어나 미국 시장점유율의 상승세가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실질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자동차 부문 추가 양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번 타결로 해소
되는 계기가 될 것인데다 전반적인 한국산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 FTA 재협상에서 2007년 타결 시와 비교할 때 쟁점이 된 것은 △승용차 부문에서 배기량 기준을 없애고 양국 공히 수입관세를 4년 유예 후 철폐하고 △당초 10년간에 걸쳐 철폐키로 했던 전기차에 대한 관세도 한국
은 발효일에 8%에서 4%로 인하하고 이후 양국 모두 4년간 균등 철폐하기로 했으며 △화물차는 2007년 합의대로 9년 동안 단계적으로 무관세에 들어가나 7년간 기존 관세율 유지한 이후 균등 철폐하고 △미국산 자동차의 자가인증기준을 기존의 6500대에서 2만5000대로 상향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7년 합의보다 19% 완화하는 것 등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