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트로피(최소타수상)는 정말 갖고 싶었던 상이어서 제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쉬움이 하나도 남지 않은 해입니다. "

최나연(23 · SK텔레콤)이 미국LPGA 투어 마지막 대회인 'LPGA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서 '베어 트로피'를 받아 상금왕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올랐다.

최나연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그랜드 사이프레스GC(파72)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보기 3개를 쳐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마무리한 최나연은 로라 디아스(미국)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시즌 상금왕(187만1166달러)을 확정한 최나연은 평균 타수 부문에서 69.87타를 기록,69.95타의 크리스티 커(미국)를 0.08타 차로 제치고 시즌 최소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받았다. 한국 선수가 미국LPGA 투어에서 베어 트로피를 받은 것은 박세리(2003년)와 박지은(2004년)에 이어 최나연이 세 번째다.

최나연은 이날 우승을 해야만 받을 수 있었던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3위(180점)에 머물렀다. 188점을 획득한 청야니가 대만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최나연은 이날 후반 플레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14번홀(파4)까지 4타를 줄이며 선두권에 1타 차로 따라 붙어 우승을 넘봤다. 우승컵을 들었다면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쥘 수 있는 상황.그러나 15번홀(파5) 그린 위에서 3퍼트를 범하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게다가 17번홀(파3)에서 그린 가장자리에서 친 어프로치샷을 홀에 넣지 못하면서 다시 보기를 적어내 우승과 멀어졌다. 잔디결을 잘못 읽어 잇따라 타수를 잃은 것.

하지만 베어 트로피까지 놓칠 수는 없었다. 최나연과 격차를 3타 차 이상 벌려야 베어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던 크리스티 커는 11번홀(파5)까지 1타를 잃은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 스코어를 만회하지 못했다.

최나연은 "이번 시즌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 베어 트로피"라며 "최소타수상은 1년 내내 꾸준한 성적을 낸 선수만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상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의 선수상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나연은 7일 한국으로 들어온 뒤 연말까지 골프를 잊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내년 초 미국으로 건너가 시즌에 대비한 동계 훈련에 돌입한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양희영(21)은 이날 2타를 잃어 4언더파 284타로 아깝게 2위에 머물렀다. 우승은 이날 타수를 잃지 않은 마리아 요트르(스웨덴 · 5언더파 283타)에게 돌아갔다. 김인경(22 · 하나금융)이 2언더파 286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이일희(22 · 팬코리아)는 2오버파 290타를 기록해 공동 7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