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주정부는 최근 65세 미만의 저소득층에게 제공해온 특정 장기이식 의료비 지원을 중단했다. 뉴저지주 뉴어크시는 지난주 전체 경찰의 13%를 해고했다. 일부 주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교도소 수감자들도 조기 석방하고 있다.

5일 뉴욕타임스는 금융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내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도 주정부 등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부에 드러나지 않은 감춰진 빚까지 감안하면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수조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특히 2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를 예견했던 전문가들이 일리노이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규모가 큰 주들의 파산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정 시점에 투자자들이 재정이 취약한 지방정부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면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미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가 도미노처럼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리노이주 정부는 2003년 100억달러를 차입해 연금펀드에 투자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투자 성과가 예상치를 훨씬 밑돌자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 35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조만간 37억달러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해 펀드에 넣을 계획이다. 캘리포니아,뉴저지,뉴욕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주에서는 현금 부족이 가시화되고 있다.

주정부에 대한 연방 보조금이 고갈되면 주정부는 지출을 더욱 줄여야 한다. 연방정부의 보조금이 주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25% 수준에서 작년에는 33%를 웃돌았다. 스콧 패티슨 주정부예산협회 이사는 "지방정부에 내년은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총 부채는 2조8000억달러 규모이다. 하지만 연금 미출연금과 보증액까지 포함하면 3조5000억달러의 잠재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부 뮤추얼펀드에서 공격적으로 보유 지방채를 매도하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