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에서 성공하려면 수만개에 달하는 다른 게임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소셜 게임 개발업체 소셜인어스의 김미영 대표(35 · 사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용자와 퍼블리싱 업체(게임 배급업체)를 잡아 끌 수 있는 독특함"이라고 대답했다. 소셜인어스는 8월 페이스북에서 출시한 'VHN 포커'로 지난달 57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국내 업체 가운데 페이스북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곳은 소셜인어스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동양시스템즈,벨 연구소 등을 거쳐 9년간 NHN 엔씨소프트 등 게임업체에서 일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것은 지난 2월.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라이딩 스타'를 개발한 연윤호 기술이사가 함께했다. 김 대표와 연 이사는 원래 인터넷 브라우저 기반의 웹 게임을 생각했다가 소셜 게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페이스북의 소셜 게임 시장을 접하고 개발 방향을 바꿨다"며 "업체 규모나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게임을 판매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장르도 원래 구상하던 역할수행게임(RPG)에서 포커 등 보드게임으로 바꿨다. 그는 "아무리 해외에서 유행하는 컨셉트를 따라 하려 해도 문화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그래서 명확한 규칙이 있는 보드게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러 종의 포커 게임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만의 색깔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스토리'와 '소셜'을 강조하는 기능을 더했고,이 점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소셜인어스의 VHN 포커는 '다시보기' 기능이 있는 게 특징이다. 자신이 했던 예전 게임을 저장하고 페이스북에 해당 동영상을 올려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다. 다시보기 동영상에는 게임 진행 중에 각각의 패를 골랐을 때 결과를 수치로 표시해준다. 김 대표는 "해외 포커 중계 방송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이를 통해 자신이 중계의 주인공인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VHN 포커는 현재 홍콩의 소셜 게임 전문 퍼블리싱 업체 '식스 웨이브즈'를 통해 서비스 중이다. 김 대표는 "괜찮은 퍼블리싱 업체를 잡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웬만한 해외 퍼블리싱 업체들은 모두 접촉을 해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식스 웨이브즈에서 연락이 온 계기도 VHN 포커의 독특함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셜인어스는 내년 3분기 출시를 목표로 차기 게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다소 위험이 있어도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