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보를 만들자는 것이냐?"

꼭 2년 전이었습니다. 2008년 12월2일이었죠.'김과장&이대리' 시리즈 첫회가 나오자 사내 동료들의 반응은 뜨악했습니다. 주식 · 부동산 투자 재테크를 더 담아 달라는 독자요구를 소화하기도 빠듯한 판에 대리 과장들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라니,지면낭비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신선한 시도'라는 지지를 단박에 압도했습니다.

취재팀도 사실 '대략난감'이었습니다. 경제신문은 물론 일반 종합지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주제인데다 직장인들의 실제 언어생활에 가까운 '자유분방한 표현'을 원칙으로 했던 탓입니다.

취재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상사의 뒷담화를,직장 동료와의 농밀한 연애담을,불합리한 회사 인사정책을 주저리주저리 풀어놓을 '간 큰' 취재원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눈 질끈 감고 친구와 대학 선후배들을 닦달해 고해성사를 받아내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빚쟁이처럼 돌아오는 아이디어 회의 땐 침묵이 흐르기 일쑤였습니다.

응급처치도 요긴하게 쓰이긴 했습니다. 쌈박한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귀가를 반납하는 끝장토론,수백통의 SOS 메일을 취재원들에게 급송하는 마감 직전 '긴급 서베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도저도 신통찮을 땐 취재기자 본인의 '경험담'을 슬쩍 끼워넣기도 했습니다.

덕분일까요.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바로 내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내왔습니다. '사내 성희롱','비자금 만들기' 등 적지 않은 주제의 인터넷 조회 수는 300만건을 훌쩍 넘었습니다. 물론 무리가 따른 주제도 없지 않았습니다. "열독률을 높이기 위해 말초적인 주제에 집착한다"는 따끔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독자들의 성원 덕분에 김과장&이대리는 2년째 매주 화요일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내 신문역사상 처음으로 신문 연재물을 TV 시트콤으로 제작하는 '역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연재 2주년을 맞아 김과장&이대리는 독자 여러분께 한발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주제를 정하는 방식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보다 다양한 소재와 취재원을 찾아 이땅의 월급쟁이들이 겪는 재미와 고뇌를 전달하겠습니다. 지면을 빛내주신 전국의 김 과장,이 대리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김과장&이대리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