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어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방개혁방안을 건의했다. 육 · 해 · 공군의 합동성 강화를 위해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하고, 인사의 비효율성과 예산의 낭비를 없애 행정보다 실전에 강한 군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방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한 셈이다.

추진위가 육 · 해 · 공군 간 경계를 뛰어넘는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해 그 휘하에 각 군 참모총장을 사령관으로 두고 합동참모본부의 군령권과 지휘권을 이관하자는 방안을 내놓은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군정(행정)과 군령(작전)으로 이분화돼 있는 지휘 체계가 일원화돼 군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등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 병역의무 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1999년 위헌 결정을 받고 폐지됐던 군복무 가산점 제도를 다시 도입하자고 제안한 것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다만 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환원하는 건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반드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국방시스템 개혁은 북한의 도발을 원천봉쇄하고 유사시 철저히 응징하도록 우리 군의 대응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국방부와 군은 이번에 제시된 개혁방안이 71개에 이를 정도로 현행 체제의 문제점이 많다는 사실에 유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각 군이 개별적 입장에서는 이해가 상충되고 아쉬운 대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국방부가 의견을 잘 조율해 구체적인 실천대책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강군을 만들려면 첨단무기와 예산 지원 외에 엄정한 군기 확립과 정신무장으로 군대다운 군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군 스스로 국방시스템 개혁을 통해 내부의 행정주의와 관료주의부터 타파하는 게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