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에게 듣는다] 김동환 리딩투자증권 자본시장본부장 "이머징마켓 채권 투자매력 크다"
"내년에도 달러 약세는 지속되고,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 이머징마켓이 그 수혜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머징마켓 주식은 물론 국채에 주목해야 할 시기입니다. "

김동환 리딩투자증권 상무(43 · 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생기면서 이머징마켓이 성장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머징마켓이 국제 투자자금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채권맨'인 김 상무는 과거 5년간의 유럽,미국 생활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08년부터 리딩투자증권의 자본시장본부를 맡아 외화표시 채권 등 해외투자를 이끌어 왔다. 특히 리먼 사태 직후 국내 기업과 은행이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연기금,자산운용사,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채권을 사달라"는 의뢰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상무는 개인들도 이머징마켓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머징마켓 주식도 나쁘지 않지만 채권 투자매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터키의 경우 1년짜리 국채수익률이 연 6%,브라질 국채는 11%를 호가한다. 브라질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6%의 세금을 물리는 조치를 취했지만,장기적인 성장성 면에서 여전히 국제 투자자금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이머징마켓의 역동성은 해당 국가의 국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머징마켓 투자에 공감하면서도 그 방법론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아이디어가 있다면 투자 방법은 국제 금융시장이 제공해준다"며 중국 위안화 투자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위안화 절상은 속도의 문제이지,방향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 당국이 외국인의 위안화 표시 국채 투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채권,이른바 딤섬본드가 있고 위안화 연동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미국이 2차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돈을 풀고 있지만 결국 성장성이 높은 이머징마켓으로 유동성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며 "그리스 사태나 아일랜드 구제금융 등 위기 상황에서도 이머징마켓으로 향하는 투자자금의 흐름 자체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지지부진한 사이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성장성과 수익성을 찾아 이동하게 되는데,그 타깃이 바로 이머징마켓이라는 진단이다.

김 상무는 "한국의 투자자들도 이머징마켓의 역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투자 자산의 일정 부분을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배분하지 않는다면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