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장이 더 강경해졌다.오 시장은 6일 오후 서울 신당초등학교에서 학부모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서울시민과의 현장대화’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학부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예산이 무궁무진하게 있다면 애들 밥에 인색할 이유가 없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학년에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도 엄청난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 한해 예산이 6조4000억원인데 인건비，시설 유지보수비 등을 빼면 학교에 쓸 수 있는 교육예산은 8000억원 정도”라며 “초·중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으로 연간 4000억원을 써 버리면 다른 곳엔 쓸 돈이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또 “학교 급식시설을 개선해야 제대로 된 밥을 먹일 수 있는데 그러려면 한해 5000억원이 든다”며 “10년 동안 5조원을 양질의 교사와 교육 콘텐츠 대신에 전부 먹는 데 쓰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초등학교 3개 학년에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런 내용을 안다면 절대 3개 학년부터라도 무상급식 해달라는 소리는 못할 것”이라며 “시교육청에서 통과시키는 걸 말릴 수는 없지만 시에서 예산 보태라고 하는 데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오 시장은 “중요한 건 급식의 질이지 공짜 급식이 아니다”며 “서울시는 교육청에 예산 지원을 늘리고 있고 이 돈은 무상급식이 아닌 다른 우선순위 높은 사업에 써야 한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이우중 인턴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