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법무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비율 발표를 앞두고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자퇴서를 모아 '입학정원 대비 50% 합격안'을 저지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들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협의회(회장 김형주)는 6일 오후 2시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전국 로스쿨 재학생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회원 학교에서 자퇴서 2601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집계된 자퇴서는 로스쿨 전체 재적 학생 수(3820여명)의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현재 추가 접수 중인 서류까지 합치면 80%대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학생협은 전했다.

학생협은 변호사 자격시험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응시인원의 80∼90%가 합격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으며, 법무부가 이를 거부하면 확보된 자퇴서를 일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협 김형주 회장은 "정원 대비 50% 합격이라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제안은 법조인력 공급을 통제하겠다는 사법고시식 발상이다. 로스쿨 학생으로서는 정원에 대비해 일정 수를 뽑자는 안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인 로스쿨 과정을 거친 사람이면 누구나 붙을 수 있는 변호사 자격시험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비용을 들여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의미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스쿨들이 최근 내놓은 '학사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 아래 학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학생협은 이날 집회에서 변호사 시험의 실무 책임자인 박순철 법무부 법조인력과장을 만나 '정원 대비 선발을 강행하면 행정ㆍ민사 소송 등 조처를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에 법무부 측은 7일 합격자 비율을 논의하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에 학생들의 견해를 충실히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시험 합격비율 논란은 지난 25일 법무부가 주관한 공청회에서 변협 측이 변호사시험에서 로스쿨 정원의 50%만 합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불거졌다.

이에 맞서 로스쿨 연합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정종섭)는 80% 이상을 합격시키되 의무 유급제 등으로 자체 학사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