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사흘 연속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단숨에 91만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100만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7일 오전 11시 2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2만3000원(2.58%) 오른 9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91만4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또 한번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IT(정보기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데다 수급이 개선되는 시점과도 맞물려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우선주를 포함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로 한국증시 평균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으로 부담이 없는 상태"라며 "프리미엄을 받아야 할 주식이지만 그동안 저평가 돼 있었던 게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시장의 관심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회복에 쏠리면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그룹이 3세 경영체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상황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못올라 밸류에이션(내재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은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보유비중을 낮췄던 기관이 삼성전자 비중을 늘리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상무는 "수급상 외국인과 기관이 몰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보유비중이 낮은(underweight) 상황에서 (다시 삼성전자를) 채워넣는 기관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통신부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와 갤럭시탭이 성공하면서 관련 부품까지 동반 성장하고 있다"며 "그동안 4개 사업부가 각기 다른 업황으로 인해 실적이 불확실했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갤럭시탭과 갤럭시S 등의 이익증가 기여도가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1분기안에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연구원은 "예상보다 100만원 돌파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삼성전자 주가 100만원 돌파는 거의 확실하며 이달내에도 100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올 4분기에 시점이 저점을 형성한 후 내년 2분기까지 개선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110만원 이상으로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100만원을 돌파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송성엽 상무는 "기관의 펀드 매수 비중이 채워진 이후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휴대폰 이외 부문은 업황이 그다지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이 넘어갈 정도의 모멘텀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라며 "지난달 26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재고 축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 김효진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