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홈쇼핑이 방송된 지 올해로 15년,인터넷쇼핑몰이 영업을 시작한 지는 14년이 지났다. 이는 가장 왕성한 구매계층으로 일컬어지는 30대 중반 소비자들에게 TV홈쇼핑이 백화점이나 할인점 못지 않게 어렸을 때부터 겪어온 익숙한 쇼핑채널의 하나가 됐음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작년부터 TV홈쇼핑의 유형상품 매출과 온라인 채널 전반의 구매 건수,구매 객단가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 익숙한 세대들이 과거에는 20대로 한정됐지만,지금은 소비력이 큰 30대로까지 넓게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쇼핑의 세분화가 일어나 양적 · 질적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적어도 5년 이상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이런 변화가 계속되고,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영역을 잠식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년째 1등 지킨 홈쇼핑 선두주자

TV와 인터넷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노출도가 높은 상품정보 취득경로다. 여기에다 TV홈쇼핑은 방송통신법에 의해 영업권을 허가받아야 해 신규진입 경쟁자들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독과점 사업이기도 하다.

GS홈쇼핑은 1995년 8월 처음으로 국내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한 24시간 TV홈쇼핑 채널 운영사업자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취급액 기준으로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은 국내 TV홈쇼핑 업계 최강자이며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미국의 QVC,HSN에 이은 3위 업체다. GS홈쇼핑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인 'GS샵' 역시 종합쇼핑몰에서 인터파크와 더불어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을 이끄는 리딩 기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의 태생적 특성상 전자제품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들에게도 그렇게 인식돼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전자제품 판매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미지는 사업 초기에 매출을 불리고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구매의 세분화가 나타나고 있는 최근 몇 년 동안은 수익성이 좋은 패션이나 가정용품 판매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2007년 온라인 패션에 강한 디앤샵을 인수,상품 소싱력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9년에는 GS홈쇼핑이란 브랜드명도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카탈로그 T커머스를 통합한 확장된 쇼핑개념의 명칭인 GS샵으로 바꾸는 등 전문적인 유통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장성 회복하고 후발사 추격 극복해야

GS홈쇼핑은 온라인 시장의 질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점 외에도 세 가지 측면에서 매력적인 회사다. 첫째 내년 상장 예정인 GS리테일과의 연계 비즈니스 활성화다. GS리테일의 편의점(GS25),슈퍼마켓(GS슈퍼마켓),드럭스토어(GS왓슨스)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지금은 연계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식품 구매 증가세와,중 · 장기적으로 식품시장이 가정대체식으로 이행될 것임을 고려할 때 채널 공유를 통해 식품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 발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해외지역,특히 태국 인도 등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형 TV홈쇼핑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GS홈쇼핑은 중국에서의 실패를 거울 삼아 2009년 인도의 홈숍18에 지분을 출자,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닦았다. 태국에서는 최대 미디어그룹인 트루비전과 합작, 홈쇼핑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중국에서도 새로운 합작사를 물색하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인도 태국 중국을 잇는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한 인적 인프라도 주목된다. GS홈쇼핑은 GS그룹의 계열사로 LG시절부터 있던 우수한 인력 풀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인적 인프라는 앞서 제시한 두 가지 성장시나리오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여 줄 것이다.

GS홈쇼핑의 올해 시장점유율은 27%로 추정된다.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이 각각 23%,롯데홈쇼핑이 22%,농수산홈쇼핑이 5% 정도를 점하고 있다.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6년만 해도 점유율 35%로 압도적인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위가 많이 약화됐다고 볼 수 있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긴 하지만 경쟁사들의 성장속도에 못 미친 때문이다.

앞으로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려면 가전제품 중심 홈쇼핑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경쟁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강점을 만들어 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