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주요 식료품과 유모차 유아용로션 등 유아용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관세 인하 등을 통해 국내외 가격차가 큰 품목의 물가를 낮추기로 했다.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작황 관측 기능을 강화하는 등 농수산물 가격 안정 방안도 추가로 마련했다.

정부는 7일 발표한 '서민생활 밀접품목 물가안정 대책'에서 48개 주요 생필품의 국내외 가격차에 대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소비자원이 지난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싱가포르 등 7개국 대도시와 서울의 품목별 평균 소비자가격을 조사한 결과 18개는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높았고 30개는 국내 가격이 낮았다.

국내산 쇠고기 가격이 외국보다 61% 비싸 가격차가 가장 컸고 치즈(57%) 유아용 로션(54%) 수입 아동복(32%) 수입 유모차(30%) 돼지고기(27%)등도 국내 가격이 비쌌다.

반면 수입 쇠고기(-55%) 라면(-46%) 양파(-38%) 밀가루(-36%) 화장지(-36%) 등은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저렴했다. 수입 쇠고기 국내 가격이 낮은 이유는 주로 값싼 호주산이 수입되기 때문이다. 휘발유(2%) 영양크림(0%) 스마트폰(-3%) 액화석유가스(LPG · -4%) 전문점커피(-4%) 등의 가격은 국내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정부는 △유통구조 △관세 등 세제 차이 △생산성 및 소비자 선호도 차이 등을 국내외 가격 차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분기마다 국내외 가격 차를 조사해 지나치게 비싼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해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였던 화장품 세제 설탕 타이어 등의 관세 인하 기간을 내년 상반기까지로 연장하고 TV와 아동용품에 대해서는 유통단계 축소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하는 농작물 가격 관측을 월 1회에서 3회로 늘리기로 했다. 태풍 호우 등 급작스런 기상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가격 조사 표본 가구도 2557호에서 3657호로 늘린다.

이 밖에 농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배정한 내년 예산 620억원 외에 추가로 1000억원을 투입해 채소류의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오징어 명태 등 주요 수산물 비축량을 늘리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