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해외 펀드보다 국내 펀드 투자자들이 웃게 됐다. 지난해 해외펀드에 뒤처졌던 국내 주식형 · 채권형 펀드가 나란히 선전한 덕이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6일 기준)은 평균 15.07%로 모든 유형의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KB밸류포커스 A'는 40.21%의 고수익을 거뒀다. 반면 해외 주식형은 올 들어 수익률이 평균 8.75%에 그쳐 해외 채권형(10.96%)에도 뒤졌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와는 다른 것이다. 작년에는 해외 주식형이 58.52%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54.13%)을 제치고 최고 수익을 냈었다.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 등의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버텨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이슈에 따라 각국 증시가 조정받을 때에도 국내 증시는 보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했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 경쟁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이익 모멘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식형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관련 펀드의 부진도 국내 주식형을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만든 요인이다. 작년 해외 주식형의 평균수익률을 끌어올렸던 중국본토펀드(58.69%)는 올해 수익률이 -2.51%로 저조하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해외 주식형 중 선전했던 동남아 · 인도 · 중동 · 아프리카 지역은 투자 비중이 작은 반면 부진했던 중국 비중이 높아 해외 주식형 평균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도 선전했다. 지난해 수익률이 해외 채권형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낮았던 국내 채권형은 올해 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올리면서 해외 채권형(10.96%)과의 격차를 4%포인트 안팎으로 좁혔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식과 채권은 대개 수익률 흐름이 엇갈리지만 세계적으로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국내로 흘러들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모두 강세를 보였다"며 "올초만 해도 연 4% 후반이던 국고채 5년물 금리가 3%대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국내 채권형이 2004년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내 주식형이 수익률에서 우위를 보이고 중국 · 인도 펀드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기업 순익이 증가하고 수급 여건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증시가 재평가되면서 국내 주식형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주식형과 중국 등 일부 이머징마켓 펀드는 20%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