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올해 초 선보인 자산관리 브랜드 'POP(Platform of Private Banking Service)'로 증권부문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회사 측은 POP을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해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였다.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멤버는 물론 그 제작진까지 참여시켜 마치 해당 프로그램의 번외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광고였다. 금융광고라면 대개 신뢰 전통 믿음 등 모범생적인 가치를 강조하게 마련이다.

일부 온라인 전문 증권사들이 요란한 비주얼의 광고를 낸 적은 있지만 종합 증권사가,특히 삼성이 가지고 있는 기존 이미지로는 언뜻 연상하기 힘든 시도였다.

이런 과정으로 탄생한 삼성증권의 '남자의 자격'시리즈 광고에는 그 동안 부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POP'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대중화하겠다는 삼성증권의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다.

POP은 삼성증권이 지난해 'create with you'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건 이후 선보인 첫 번째 작품이다. POP은 증권사의 역할이 단순히 상품을 파는 창구가 아니라 자산배분부터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해 주는 것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삼성증권의 철학이 구현된 시스템이다.

삼성증권을 통해 자산관리를 받는 모든 고객은 바로 이 POP에서 생성된 각종 자료와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과거 자산관리가 일부 PB들의 개인 역량에 의존했던 것에 비해 삼성증권 본사의 컨설팅 역량이 어느 지점에서든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받게 되면서 서비스 만족도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전략도 이에 따라 초기에는 모델 중 한 사람인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POP이라면 내가 좀 알지"와 같이 재미있는 카피와 상황 설정으로 POP에 대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후 2,3차 캠페인은 TV와 지면을 통해 '펀드 이동제','채권투자','목돈마련','mPOP','골든에그' 등 구체적인 자산관리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졌다.

특히 이경규,김국진 등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들이 소비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삼성증권의 각종 자산관리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는 형식으로 제작된 TV 광고는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삼성증권은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CF제작에도 원래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참여시켰다.

삼성증권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의 자격' 광고 이후 금융회사 광고 상기도에서 유명 스포츠 스타를 동원해 물량 공세를 펼친 국내 굴지의 대형은행보다 삼성증권 광고가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는 실제 영업 성과로도 이어졌다. 주요 캠페인 소재였던 대표 상품들이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은퇴자나 목돈 운용을 위한 월 이자 지급식 상품인 'POP골든에그'는 3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순수 채권형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6개월 만에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11월 말 기준으로 1500억원에 육박했다.

이 외에도 모바일 서비스 'mPOP-Pro','POP주식드림' 등 다양한 서비스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POP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함께 POP을 주요 상품과 서비스 네이밍에 활용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영업강화와 TV광고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올해 국내 증권회사 최초로 지점고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인 'POP골든랩'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8300억원대에 불과했던 랩 잔액은 9월 말 2조원을 돌파했고 현재 3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