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7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구속기소)로부터 45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7)을 구속 수감했다. 천 회장의 구속으로 검찰의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수사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신광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2006년께 이 대표로부터 임천공업 계열사인 D사의 산업은행 대출금 130억~140억원을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있다. 또 지난해 임천공업과 계열사를 상대로 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천 회장은 청탁 대가 등의 명목으로 현금 26억원과 자문료 수억원,돌박물관 건립용 철근 12억원어치 등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2008년께 서울 성북동 천 회장 집에 수차례 찾아가 26억원을 건넸다"는 이 대표의 진술을 확보했다. 임천공업 경리담당 직원이 돈 전달 시기를 전후해 회사 돈을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천 회장은 영장심사에서 "이수우 대표와는 오래 전부터 친분 관계가 있는 사이일 뿐이며 내가 다른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처지에 청탁이 가능했겠느냐"며 혐의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천 회장을 상대로 이 대표에게서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추궁하고 실제로 국세청과 산업은행 간부 등에게 청탁해 부정한 업무 집행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 회장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에 연루됐는지까지 수사를 확대할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은 검찰이 임천공업 수사를 본격화한 8월19일께 출국,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머물다 지난달 30일 귀국해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