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 본사가 GM대우자동차의 장기 발전을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2조3000억원 규모의 상환 우선주 지급을 보증하기로 했다. GM대우는 GM 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하더라도 개발에 참여한 차종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산은과 GM 본사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GM대우 장기 발전을 위한 최종 합의안을 승인,발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미국 GM은 산은 등 금융회사가 보유한 상환 우선주의 원금과 배당금을 GM대우가 갚지 못하면 대신 상환하기로 했다.

GM 본사는 GM대우를 인수한 2002년 산은 등 금융회사와 상거래 채권자들에게 GM대우 상환 우선주를 부여했다. 우선주 원금과 배당금 상환기간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다. GM대우가 매년 4000억~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지 못하면 우선주 상환이 어려운 만큼 이를 GM 본사가 보장하기로 했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양측은 또 GM대우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신차 기술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비용분담협약(CSA · cost share agreement)을 개정하기로 했다. GM대우는 협약 개정으로 GM과 결별시 이미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종을 별도 기술개발 분담금 없이 영구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신차 개발을 위해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 차종에 대해서는 로열티 수령권도 갖는다. GM이 한국을 떠났을 때 GM대우가 신차 개발부터 생산까지 독자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로 남을 수 있도록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2009년 10월 미국 GM의 증자로 지분율이 17%로 낮아진 산은의 소수주주권도 원상 회복된다. 산은과 GM은 주주 간 계약서를 수정,주주총회 특별결의안건 비토권 지분율을 15%로 낮추고 산은의 이사 3명 추천권도 유지하기로 했다. 산은이 GM대우에 파견한 감사 외에 추가로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미국 GM은 GM대우의 수익성 확보와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2대주주인 산은과 공동으로 계획 달성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GM대우 관계자는 "GM은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며 "GM대우는 GM 전체 생산의 20% 이상,기술 개발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인 만큼 향후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송형석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