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엿새 만에 급등 마감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6원 뛴 114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일 1149.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강세에 여파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밤사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과 모든 감세 혜택을 2년 연장하는 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소득층 감세와 장기 실업자에 대한 실업보험을 2011년 말까지 연장 운영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감세혜택 연장안에 따라 3차 양적완화(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줄어들었다. 감세안에 따라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고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 영향으로 전일 종가보다 6.6원 오른 1138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오전 북한이 서해 백령도 부근에 포 사격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름폭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1130원대 후반과 1140원대 초반에서 오르내리던 환율은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세에 장중 1147.2원까지 오르며 거래를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34.9~1147.2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한 시장참가자는 "하방경직성을 확인한 상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부각되자 급등세를 보였다"며 "최근 5거래일 내림세에 따른 단기 급등 부담을 덜어내고자 했던 것도 상승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아일랜드는 60억유로 규모의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2011년도 예산안에 대한 첫 번째 표결을 치렀다. 유류세 인상안에 합의했으며 2011년 2월까지 사회복지를 줄이는 등의 최소 세 번의 추가 표결을 남겨두게 됐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유로화 약세 전망이 원달러 환율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며 "다만 1150원 부근 네고 물량도 있고, 북 관련 추가 리스크가 없다면 빠르게 급등폭을 되돌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0포인트(0.35%) 떨어진 1955.72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2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 했다.

국제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25분 현재 1.3222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3.82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