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연 소득 5000만원의 근로자는 근로소득세 부담이 10% 이상 줄어든다. 일용직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이 인하되고 중소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액에 대한 부가가치세 세액공제가 2012년 말까지 연장 시행된다.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세제개편안에는 저출산 · 고령화 사회를 맞아 출산을 장려하고 노후소득 마련을 돕는 한편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에게 적용되는 다자녀 추가 공제 금액이 대폭 늘어난다. 올해까지는 자녀가 두 명이면 50만원이 소득에서 공제되고, 세 명 이상이면 한 명당 100만원의 공제를 추가로 받지만 내년부터는 자녀가 두 명이면 100만원이 공제되고 세 명째부터는 1인당 200만원이 공제된다. 자녀가 세 명인 연 소득 5000만원 근로자를 기준으로 하면 근로소득세가 208만2000원에서 185만7000원으로 10.8% 줄어든다.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는 연간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돼 내년 1월1일 이후 납입액부터 적용된다.

일용직 근로자의 원천징수세율은 8%에서 6%로 낮춰진다. 일당이나 시급 단위로 급여를 받으면서 같은 고용주에게 3개월 미만(건설노동자는 1년 미만) 고용되는 근로자가 대상이다. 신용카드 부가세 세액공제가 연장돼 음식 · 숙박업종의 간이과세 대상자(연 매출 4800만원 미만)는 신용카드 매출액의 2.6%를,기타 개인사업자는 1.3%를 각각 연 700만원 한도로 공제받는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기 위한 세제 지원도 신설됐다. 해외에 있는 사업장을 폐쇄하고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은 7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감면받는다. 회사가 성장해 중소기업 요건을 벗어나는 기업에 대해서는 연구 · 개발(R&D) 세액공제를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최저한세율 역시 9년으로 나눠 점진적으로 인상한다.

주류 산업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희석식 소주 제조시설 기준은 130kl 이상에서 25kl 이상으로,맥주 제조시설 기준은 1850kl 이상에서 100kl 이상으로 줄고 탁주 · 약주의 발효 과정에 과일 · 채소 등을 원료 및 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비인기종목 운동 팀을 창단하면 최대 3년간 인건비 · 운영비의 10%가 법인세에서 세액공제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