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과 주요 법안] 3조5천억 투입 기초과학단지…유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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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비즈니스벨트법
노벨상 기초 연구 여건 마련
첨단 신도시 1곳 만드는 셈
천안·연기·오송 등 경쟁
교과부 "새 부지 공모 검토"
노벨상 기초 연구 여건 마련
첨단 신도시 1곳 만드는 셈
천안·연기·오송 등 경쟁
교과부 "새 부지 공모 검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8일 재석의원 173명 중 172명의 동의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기초과학 연구기관 · 기업 · 대학 · 기타 인프라가 함께 어우러진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처음으로 들어서게 됐다.
이 법의 통과는 '응용연구'에만 몰두해 온 국내 과학계의 풍토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연구 · 개발(R&D)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편경범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추진지원단장은 "그동안 우리는 항상 선진국의 창의적 지식을 빌려 썼으나 이제는 노벨상을 탈 만한 기초과학 연구를 스스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거대기초과학시설 도입은 이번이 처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계 수준의 연구 거점을 조성,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이기도 하며 원래 세종시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6월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입지 선정이 무산됐다.
그러나 입지가 어디든간에 이번 법안 통과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절차가 비로소 시작됐다는 의미가 크다. 1960년대 말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KIST) 설립으로 시작된 국내과학기술단지 개발은 산업화의 도구로서 '응용연구'에만 집중해 왔으나 거대 기초과학연구단지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대형 기초과학 연구시설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유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전자 중이온 등을 광속으로 돌려 특정 물질에 부딪힌 뒤 깨진 상태를 보거나,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하거나 물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천체 · 핵물리학을 비롯해 의학 · 바이오 · 재료과학 등 각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초과학연구원,국제과학원 등의 핵심인력 고용은 수천여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직접 고용 효과는 1만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예측했다.
중이온가속기 설계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암 치료,우주연구,원자력연구 외에도 초전도물질이나 스핀트로닉스(전자가 갖는 위 또는 아래 방향의 자성 연구) 등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첨단 연구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이번 법안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국내 과학계의 획기적인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과 경제가 어우러진 하나의 '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단순히 과학이 아니라 실물경제와 과학이 어우러진 하나의 '소도시'를 만드는 것이어서 직 · 간접적 경제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기초연구기관과 함께 연구 · 개발을 진행하고 연구성과를 상용화하는 기업이 입주할 첨단지식산업단지가 조성된다. 또 상주 인구를 위한 각종 학교 및 교육시설 등 공공 인프라는 물론 금융 유통 등 생활 인프라도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는 333만㎡, 연면적 43만㎡의 매머드급으로 계획돼 있으며 사업비는 건설비 1조1105억원, 기초과학연구분야 2조4172억원 등 총 3조5487억여원(부지매입비, 기반시설조성비 제외)에 달한다. 국토연구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생산과 고용유발 효과를 20년간 각각 212조원,136만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따라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중심기지 및 산업단지를 갖게 되며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당초 유치 예정지였던 충남 연기군을 비롯해 천안, 충북 오송, 대구광역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하게 유치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입지선정 등 후속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부지를 공모할지 지정할지 여부를 놓고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이 법의 통과는 '응용연구'에만 몰두해 온 국내 과학계의 풍토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연구 · 개발(R&D)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편경범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추진지원단장은 "그동안 우리는 항상 선진국의 창의적 지식을 빌려 썼으나 이제는 노벨상을 탈 만한 기초과학 연구를 스스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거대기초과학시설 도입은 이번이 처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계 수준의 연구 거점을 조성,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 공약이기도 하며 원래 세종시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6월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입지 선정이 무산됐다.
그러나 입지가 어디든간에 이번 법안 통과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절차가 비로소 시작됐다는 의미가 크다. 1960년대 말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KIST) 설립으로 시작된 국내과학기술단지 개발은 산업화의 도구로서 '응용연구'에만 집중해 왔으나 거대 기초과학연구단지가 생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대형 기초과학 연구시설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유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전자 중이온 등을 광속으로 돌려 특정 물질에 부딪힌 뒤 깨진 상태를 보거나, 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하거나 물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천체 · 핵물리학을 비롯해 의학 · 바이오 · 재료과학 등 각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초과학연구원,국제과학원 등의 핵심인력 고용은 수천여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직접 고용 효과는 1만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예측했다.
중이온가속기 설계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암 치료,우주연구,원자력연구 외에도 초전도물질이나 스핀트로닉스(전자가 갖는 위 또는 아래 방향의 자성 연구) 등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첨단 연구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이번 법안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국내 과학계의 획기적인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과 경제가 어우러진 하나의 '도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단순히 과학이 아니라 실물경제와 과학이 어우러진 하나의 '소도시'를 만드는 것이어서 직 · 간접적 경제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기초연구기관과 함께 연구 · 개발을 진행하고 연구성과를 상용화하는 기업이 입주할 첨단지식산업단지가 조성된다. 또 상주 인구를 위한 각종 학교 및 교육시설 등 공공 인프라는 물론 금융 유통 등 생활 인프라도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는 333만㎡, 연면적 43만㎡의 매머드급으로 계획돼 있으며 사업비는 건설비 1조1105억원, 기초과학연구분야 2조4172억원 등 총 3조5487억여원(부지매입비, 기반시설조성비 제외)에 달한다. 국토연구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 내 생산과 고용유발 효과를 20년간 각각 212조원,136만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따라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유치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중심기지 및 산업단지를 갖게 되며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당초 유치 예정지였던 충남 연기군을 비롯해 천안, 충북 오송, 대구광역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하게 유치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입지선정 등 후속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부지를 공모할지 지정할지 여부를 놓고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