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9일 연중 최고점을 돌파하며 1980선 고지를 밟았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증시로 몰려들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한국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해온 중국 긴축, 유럽 재정위기, 북한리스크 등은 결국 증시의 상승흐름을 바꾸지 못했고, 이는 유동성이 아시아증시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수는 내년 1분기 또는 상반기까지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주도주 찾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그간 시장은 중국 경기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등을 우려해 은행대출을 통제하는 등 긴축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이 때부터 시장은 미국의 소비 증가에 따른 경기회복에 투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 소비증가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되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관련주들이 앞으로 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

IT와 자동차 외에도 은행과 건설주에 관심을 두는 것도 유효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내년 3~4월께 2년 전 급증했던 전세만기가 돌아와 국내 은행들의 대출 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셋값은 매물부족 탓에 여전히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2009년 3~4월은 전세 수요가 급증했던 시기"라며 "따라서 2년 뒤 만기가 집중될 예정인 내년 3~4월께 은행대출이 전년대비 큰 폭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셋값이 크게 올라 세입자들의 경우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 연구원은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주일수록 제조업체의 매출에 해당하는 대출이익이 증가해 이익구조가 좋아질 것"이라며 "특히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한 대출일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은행들도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