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조각가' 정광식씨(46)의 개인전이 서울 양재동 갤러리 작에서 열리고 있다.

정씨는 그동안 오석(烏石)을 캔버스 삼아 표면을 글라인더로 깎아내고 형상을 만든 뒤 아크릴 물감으로 색채 작업을 곁들인 '부조같은 회화 작업'을 선보여 왔다. 회화로서의 조각,조각으로서의 회화라는 참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의 세계적인 화랑 사치갤러리 기획전 '코리안 아이'에 초대되기도 했다.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치유의 풍경-VIEWⅡ'.그는 울창한 숲을 비롯해 섬을 품고 있는 바다,유유하게 흐르는 강,넓게 펼쳐진 들판,굽이치는 산맥 등을 소담스럽게 조각한 풍경화 20여점을 내놓았다. 옛 산수화 같은 구도와 소재들을 택해 자신의 속마음과 느낌에 비춰낸 작품들이다.

정씨의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오밀조밀한 건물과 집,숲,강들이 새록새록 드러난다. 하늘을 나는 새가 세상을 내려다 보는 시점인 조감법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특정한 지역을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서의 풍경을 추구하는 만큼 삶을 관조하려는 자세를 녹여낸 것.

권정화 갤러리 작 대표는 "작가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별에서 지구를 바라보듯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작업하는 것 같다"며 "관람객들이 정씨의 그림을 보고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02)2155-238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