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올 4월 말 4만79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정보기술(IT) 업황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로 지난 9월1일 3만3250원까지 30% 이상 빠졌다. 증권사들도 4분기에 888억원 영업손실을 낼 것(추정치 평균)으로 봤다. 하지만 9월 이후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한경 베스트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디스플레이 업황 개선과 과감한 투자에 따른 성장동력 확보에 주목하며 내년 '최선호주(톱픽)'로 LG디스플레이를 지목했다.

◆내년 LCD패널 가격 반등 기대

LG디스플레이는 9일 1.99%(800원) 상승한 4만1050원으로 마감,하루 만에 반등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담합을 이유로 32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과징금 부과에 따라 충당금을 설정하면 4분기 영업손실이 5000억원 이상 나오겠지만 일회성 손실이라는 점에서 주가에는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분기 LCD패널 가격이 하락하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악화됐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2인치 TV용 LCD패널 가격은 지난 9월 개당 428달러에서 이달 369달러로 16%나 급락했다. 상반기에 월드컵 특수 등으로 LCD TV가 많이 팔리면서 연말 수요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가격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2월 초 중국의 춘절(설) 특수에 맞춰 완성품 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며 LCD패널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LG디스플레이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적인 투자로 성장 동력을 마련해 가고 있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 중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4세대,2012년에는 5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AMOLED 시장의 중심축은 휴대폰 등 소형기기에서 TV 등 대형 제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대형 AMOLED에서 기술력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정부의 허가로 광둥성 광저우에 40억달러(4조5000억원)를 투자해 8세대 LCD 라인을 건설, 중국 시장 점유율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진단이다.


◆중소형주는 덕산하이메탈 추천

디스플레이업종 유망 중소형주로는 덕산하이메탈 에이스디지텍 한솔LCD 톱텍 등이 꼽혔다. 덕산하이메탈은 두 명의 애널리스트로부터 중복 추천을 받았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핵심부품 '솔더볼'의 국내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용 유기재료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AMOLED기판에서 색깔을 구현하는 형광물질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작년 4분기부터 공급을 시작했다. 남대종 SK증권 연구원은 "SMD가 내년 AMOLED 생산량을 늘리며 소재를 올해보다 두 배 이상 구입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 매출 1086억원(올해 대비 55% 증가),영업이익 336억원(174% 증가)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