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ㆍ스토리…시계 속엔 아트가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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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스위스 SIHH' 출품작 살펴보니…
투르비옹 장착 된 두께 1.04㎝ 초박형
700여개 스펙 선택 '맞춤제작' 시계도
베른 소설 영감…분침은 닻, 시침은 새
투명한 시계판 위에 다이아몬드 악어
투르비옹 장착 된 두께 1.04㎝ 초박형
700여개 스펙 선택 '맞춤제작' 시계도
베른 소설 영감…분침은 닻, 시침은 새
투명한 시계판 위에 다이아몬드 악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옹(중력으로 인한 초 단위 오차를 줄이는 장치)이 장착된 오토매틱 시계,개인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고를 수 있는 맞춤형 시계,소설의 내용을 형상화한 시계.'
내년 1월 중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1회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첫선을 보일 글로벌 시계 메이커의 대표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최대 시계 · 보석기업인 리치몬트그룹이 이끄는 SIHH는 라이벌 스와치그룹이 주도하는 '바젤월드'와 함께 양대 시계박람회로 꼽힌다. 리치몬트 산하 바쉐론콘스탄틴 예거르꿀뜨르 IWC 몽블랑 까르띠에 피아제 반클리프아펠과 독립 시계업체인 파르미지아니 오데마피게 등 19개 최정상급 브랜드들은 지난 1년간 공들인 신제품을 이 자리에서 내놓는다. 개당 수천만~수십억원에 달하는 이들 제품은 박람회가 끝난 뒤 순차적으로 한국으로 공수돼 국내 시계 마니아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더 얇게,더 독특하게
피아제는 전체 두께가 1.04㎝에 불과한 초박형 시계를 내놓는다. 투르비옹이 장착된 오토매틱(건전지를 넣거나 태엽을 감을 필요 없이 손목에 차는 것만으로 동력을 얻는 방식) 제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피아제가 기존에 자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칼리버 1208P'와 초박형 투르비옹 무브먼트인 '칼리버 600P'를 정교하게 결합한 '칼리버 1270P'가 이 시계의 동력장치다.
바쉐론콘스탄틴은 2008년 선보인 맞춤형 시계 '케드릴 컬렉션'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품한다. 각자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재질,케이스 구조,기능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다. 모두 700가지 조합이 나온다. 원하는 '스펙'을 선택하면 3개월 뒤 해당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번 SIHH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애뉴얼 캘린더' 기능이 추가됐다. 일반 시계는 한 달을 31일로 인식하는 탓에 30일이 마지막인 달에는 태엽을 감아 날짜를 조정해야 하지만,이 기능이 장착되면 그럴 필요가 없다. 2월에만 수동으로 조정하면 된다.
예거르꿀뜨르는 대표 모델인 '리베르소' 탄생 80주년을 맞아 1931년에 나온 첫 제품을 복원한 '트리뷰트 투 1931'을 한정판으로 내놓는다. 1931년에 나온 제품 그대로 시계바늘을 단검 모양으로 형상화한 게 특징이다. 폴로게임 선수용으로 개발된 리베르소의 트레이드 마크는 앞뒤로 180도 회전하는 시계 케이스다.
◆시계와 예술의 만남
까르띠에와 반클리프아펠은 세계 최고 보석업체란 '전공'을 살려 시계에 예술을 입혔다. 까르띠에는 투르비옹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계판의 위쪽을 '다이아몬드 악어'로 수놓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에메랄드로 만들어 눈이 반짝이는 이 악어는 흰색과 붉은색 에나멜 칠을 한 수련으로 둘러싸여 있다. 585개 다이아몬드가 곳곳에 박혀 있다. 모두 합치면 8.2캐럿에 달한다. 투르비옹이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플라잉' 기술이 적용된 '칼리버9458MC 무브먼트'에서 동력이 나온다.
반클리프아펠이 내놓는 '기구 타고 5주일'은 스토리를 담아낸 시계다. 18세기 프랑스 유명 공상과학 소설가인 쥘 베른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침은 바다 위를 나는 새로 표현했으며,분침은 열기구에 달린 닻으로 대신했다. 인도네시아 인근 심해에서 캐낸 최고급 자개 '마더오브펄'(조개 껍데기 안쪽의 진주층)을 일일이 손으로 다듬은 뒤 시계판 위에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구름과 새,열기구 등을 표현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