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롯데쇼핑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백화점 1곳과 롯데마트 5곳의 부동산을 올해 말까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매입 규모는 6000억원 선이며,이 중 절반인 3000억원을 차입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국민연금이 자체 자금으로 투자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롯데쇼핑이 지난 7월 패키지로 매각하기로 한 롯데백화점 분당점(성남 수내동),롯데마트 서울 도봉점 · 구로점 · 용인 수지점 · 전북 익산점 · 부산 사상점 6곳의 부동산을 이달 중 매입하기로 확정했다. 국민연금은 다음 주 열리는 대체투자위원회에서 이 내용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인수 방식은 직접 매입 대신 롯데쇼핑에서 부동산을 인수하는 특수목적회사(SPC) 지분 100%를 3000억원에 사들이는 형태다.

SPC는 전체 부동산 인수 대금 6000억원 중 3000억원은 지분 투자로,나머지 3000억원은 삼성화재와 산업은행에서 각각 1500억원씩 대출받아 조달한다.

국민연금은 10년간 이 부동산을 보유하며 임대료 등의 배당금을 받고 이후 부동산을 팔아 매각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출이자는 5년간 연 5.5%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이 건물들을 매각한 뒤 20년간 임차해 사용한다. 세일 앤드 리스백 구조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장기 임대수익이 확정돼 안정적이고,롯데쇼핑 입장에선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금 6000억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롯데쇼핑은 매각 후 10년이 되는 해에 우선매입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