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연고점을 눈 앞에 두고 멈칫거리고 있다.하지만 글로벌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상승 동력을 찾는 단계라는 분석이 많다.9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이며,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시장 전문가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포인트(0.35%) 내린 1955.72에 장을 마쳤다.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1970선을 돌파했지만,기관이 매도에 나서 하락 반전했다.북한이 백령도 인근 북측 해상에 포격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거래 규모는 5조원대로 부진했다.장 초반 91만원을 회복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1.44% 하락했다.코스닥지수도 기관 매도 물량이 나와 1.69포인트(0.33%) 하락한 502.8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1950~1960선을 등락하며 상승 방향성을 모색하는 중이다.서준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다” 며 “매수를 고려하는 입장에서는 공세적 대응보다 기다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이번주 들어 글로벌 주요 25개 지수가 모두 상승했고 코스피지수 역시 3주 연속 상승세다.

국내 유동성이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된다.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대금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며 “시장 에너지 보강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또 한 두차례의 물량 소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수급 주체인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약화된 가운데 주식형펀드 환매도 이틀 연속 2000억원 이상 이어지고 있다.외국인 매수 공백을 한동안 메워오던 국내 기관의 매매패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수는 오르는 데 상승 종목이 제한됐다는 것도 투자 전략을 까다롭게 만드는 요인이다.코스피시장의 하락 종목수 대비 상승 종목수 비율인 ‘ADR(Advance Decline Ratio)’은 최근 77%대로 시장 침체권의 기준선 75%에 가깝다.국내 증시의 자금 유출로 시장 체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서 연구원은 “시장이 아니라 종목에 초점을 맞추는 외국인 매매 동향도 요인” 이라며 “지난달 19일부터 기록된 외국인의 실질 순매수 금액은 1조2400억원으로 삼성전자,현대건설,현대모비스,삼성화재 등 상위 10개 종목과 일치하는 규모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 상승세에 대한 증권사들의 신뢰는 여전하다.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이 코스피지수의 정상화를 이끌고 있다” 며 “바꿔 말하면 다른 업종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유럽 재정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의 영향력이 완화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 기대도 여전하다.

오늘 예정된 두 가지 이벤트는 무난하게 지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전문가들은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고 쿼드러플 위칭데이 효과는 대체로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유럽계 자금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차익 잔고는 8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130원 이하로 떨어지면 매물 출회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 며 “하지만 스프레드가 아직 강세 국면인데다 국내 기관의 매도차익 잔고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이 높아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 전기전자 업종이 여전히 톱픽으로 꼽혔다.동양종금증권은 상승 추세선의 지지력을 확인한 화학과 운송장비 업종을 추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 관련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또 △전반적인 실적 모멘텀 약화 속에서도 턴어라운드 양상을 보이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러브콜로 수급 부담을 극복하고 있는 종목이나 업종을 주목하라는 주문이다.IT와 금융,건설 업종이 대표적이다.유가시장에서는 삼성증권과 LG상사,GS건설,삼성SDI,OCI,KB금융 등을 톱픽으로 꼽았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