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옵션만기 쇼크 이후 첫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맞았다. 11월 옵션만기일은 주식시장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주식시장이 장 마감을 불과 몇 분 앞두고 된통 뒷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옵션만기 때 매물이 쏟아졌던 창구인 도이치증권이 무엇을 왜 사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9일 12월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맞아 한달 전의 아픈 기억이 떠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경계심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일단 장 초반 분위기는 좋다. 일단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증시에는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2.5%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500억원 이상 순매도하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3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로 베이시스가 개선되며 차익 프로그램으로는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다만 비차익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프로그램 전체로는 소폭 매도 우위다.

장 초반 프로그램이 매수와 매도를 오가면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는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의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전문가들 역시 11월의 옵션만기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동시만기는 30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가 전망된다"며 "배당을 감안한 시장 스프레드가 양호하고 인덱스펀드를 중심으로 배당 관련 프로그램 순매수 유입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11월 옵션만기 때와 같은 외국인 중심의 대규모 매수차익잔고 청산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동시 만기일 이후 순차익 잔고는 1443억원으로 9월에 비해 제한적인 증가에 그치고 있고 11월 옵션만기 이후 순차익잔고 역시 소폭 늘어났다"며 "여기다 배당관련 수요가 프로그램 매물 압력을 제한하고 있어 11월 옵션만기와 같이 외국인 대규모 청산물량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권혁준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동시만기를 맞아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시장에 다시 충격을 가할 가능성도 낮다"며 "지난달 옵션만기일을 통해 부담스러운 물량이 청산됐고 환율도 지난달과는 달리 환차익을 염두에 두고 베팅할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후속대책을 내놓으며 전방위적으로 재발방지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11월 옵션만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방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11월과 같은 일을 반복할 '간큰'투자자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월 옵션만기를 생각한다면 일단 동시호가 이후 장마감이 끝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경계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 마녀가 올해 마지막 선물을 증시에 주면서 11월의 뼈아픈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