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점을 뚫으면서 ‘연말 랠리’ 기대가 커지고 있다.기준금리 결정,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 효과도 해소돼 10일 장을 앞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중국 추가 긴축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9일 코스피지수는 33.24포인트(1.70%) 오른 1988.96으로 마감했다.지난달 11일 기록한 장중 최고점(1976.46)을 갈아치운 것은 물론 2007년 11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고치(1990.47)를 경신했다.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의 부담은 떨어냈다.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가 강화되면서 장 막판 1990선을 눈 앞에 뒀다.

코스닥지수도 하루 만에 반등하며 전날보다 3.65포인트(0.73%) 오른 506.45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전기전자(2.88%)가 수익률 선두에 섰고 은행과 운송장비,유통업 등도 2% 이상 뛰었다.대표주인 삼성전자가 도시바 정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3.27% 오르는 등 대형주가 선전했다.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1105조49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의 2000선’까지는 12포인트 남겨놓은 상태다.올해 폐장일인 30일까지 3주가 남아있어 ‘연중 2000선 돌파’를 달성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

상승 탄력을 확인한 증시가 10일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최근 발표된 각국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반영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도 크다.한동안 관망세였던 외국인이 전날 334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굳건한 유동성을 보인 점도 희망적이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무시할 수 없다.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아오르는 시장 분위기나 글로벌 유동성의 재확장에 대해 긍정적 기대를 접을 시점은 아니다” 면서 “절제의 미덕 역시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남은 변수도 점검해야 한다.오늘 시작되는 중국의 경제공작회의에서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중국 경제공작회의는 내년 중국 경제정책의 방향을 확정짓는 최고위 당정회의로 1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중국 정부가 핫머니의 차단과 과도한 유동성 조절에 주목하고 있어 급격한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글로벌 증시의 상승 동력이었던 미국 세금 감면 연장도 재정적자 부담이라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 전략과 관련,대형주를 주목하라고 주문한다.일부 대형 우량주만 잘 나가는 수익률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이후 이달 9일까지 대형주 지수가 5.7% 오른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4.1%,-5.5%를 기록했다” 며 “외국인 중심의 수급과 자문형 랩 시장 성장,연기금의 대형주 위주 포트폴리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대형주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정보기술(IT) 주가 여전히 유망하다는 진단이다.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매수세를 감안해 철강 등 상품주에 주목하거나,지수 상승을 반영해 증권주를 대안으로 삼을 수도 있다.

증권사들은 지수가 변곡점 위에 있는만큼 틈새 전략도 써볼만하다는 견해다.대신증권은 한주간 약세를 보였던 대형주를 다음주에 주목하는 ‘대형주 약세 종목 전략’을 추천했다.12월 둘째주 부진했던 대형주로는 대림산업삼성엔지니어링,한화케미칼,호남석유,SK,현대백화점 등이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차별적 성과를 내놓는 중소형주를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대기업 지분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아바코,에스에프에이,에이테크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김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