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FRB에 대한 미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갈수록 늘어가고 의회는 FRB를 제대로 감독하겠다면서 벼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39%가 FRB를 정치적으로 통제해야 하고 16%는 아예 FRB를 없애야 한다고 답했다고 9일 보도했다.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각은 FRB의 통화정책에도 불구,10%에 육박하는 실업률 등 경기 회복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FRB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4%에 달한 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투자자들 가운데 67%는 FRB의 2차 양적완화가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이날 하원에서는 론 폴 공화당 의원이 FRB를 감독하는 금융서비스소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FRB를 종식시키자'는 책을 쓸 정도로 대표적인 FRB 폐지론자다. 폴 의원은 지난주 "FRB 통화정책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시리즈로 열고,감독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의 짐 버닝 공화당 의원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의회를 떠나면서 가진 고별 연설을 통해 "벤 버냉키 의장과 FRB가 미국의 통화와 경제,금융시스템을 망쳐놓기 전에 의회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RB 이사를 지냈던 라일 그램리 포토맥리서치그룹 선임 고문은 "FRB가 심각한 비난에 시달리는 것은 1980년대 초반 인플레를 잡기 위해 초긴축 정책을 쓴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