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을 바라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속이 쓰리다. 올 들어 대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소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실적 개선과 정책 수혜 등 주가 상승 요인을 갖춘 코스닥 우량종목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까지 18.19% 오른 반면 코스닥지수는 1.38% 하락, 되레 뒷걸음질쳤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일부 대형주가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중소형주는 하락을 면치 못하는 차별화 장세가 진행됐다. 하락종목 수 대비 상승종목 수의 비율인 ADR(등락비율) 지표는 지난 9일 39%까지 떨어져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종목 비율이 6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끈 외국인 투자가가 매수한 주식의 대형주 비중이 94%에 이르는 등 극심한 대형주 선호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매수주체인 연기금도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코스닥기업들의 부실과 도덕적 해이도 지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은 총 74개로, 일부 코스닥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중소형주 전체에 대한 관심을 멀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후에도 외국인과 연기금, 랩어카운트 상품을 통한 국내자금 유입 등을 고려하면 대형주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저평가 매력 등을 감안하면 숨고르기 장세의 대안으로 코스닥 우량주를 골라볼 만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원 애널리스트는 "'틈새시장 전략'으로 차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일부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과 동반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대기업 지분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들은 차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그룹이 지분투자를 한 회사인 아바코, 에스에프에이, 에이테크솔루션을 추천했다.

일각에서는 전통적으로 코스닥지수가 1월에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현 시점이 매수 적기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각 지수들의 월별 평균 수익률에 따르면 1월 효과를 노린 코스닥 길목잡기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황"이라며 내년 정부 및 대기업의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군을 추천했다. 해당 종목으로는 에스에너지 피에스케이 KH바텍 에이테크솔루션 인탑스 휴맥스 에이블씨엔씨 케이비티 KCC건설 심텍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