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 시즌에 맞춰 '헛개음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식음료뿐만 아니라 제약 업체들도 헛개음료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으며,헛개 발효유 선두업체인 한국야쿠르트 등은 대대적인 판촉 강화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 등을 가미한 '컨디션 헛개수'를 출시,음료사업에 재진출했다. 숙취 해소 음료인 컨디션을 만들고 있는 이 회사 제약사업본부에서 신제품을 내놓기는 18년 만이다. CJ 관계자는 "컨디션이 숙취 해소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면 헛개차는 음주 후 갈증 해소에 주안점을 둔 음료"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 컨디션 제품도 헛개나무 열매 성분을 더해 지난해 말 '헛개 컨디션파워'로 변경했다.

동원F&B도 최근 '동원 헛개열매차'를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헛개 열매 추출액에 율무와 현미 농축액 등을 담아 목 넘김을 부드럽게 했다"며 "영양을 파괴하지 않고 우려내는 저온 추출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칡즙에다 헛개열매 추출액 11%를 더한 '칡즙과 헛개나무'를 당일 배달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음주가 잦고 업무 스트레스가 많은 30~40대 남성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풀무원 측은 설명했다.

제약사들의 헛개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약품은 헛개와 홍삼을 결합한 '헛개로 풀고 홍삼으로 힘내고' 제품을 개발,최근 판매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국산 4년근 홍삼 농축액 0.15%와 헛개열매 농축액 2%가 들어 있으며 음주 후 숙취 해소와 겨울철 면역력 제고를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헛개열매 함유량이 4370㎎에 달하는 '힘찬하루 헛개차'를 판매 중이다.

음료뿐만 아니다. 헛개 추출액을 넣은 건강기능식품도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캡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라이프앤진 헛개나무열매',유한양행은 헛개 추출액에 비타민 등을 더한 '헛개나무 보감' 등을 최근 선보였다.

이처럼 헛개 제품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최근 2~3년간 차음료 부문에서 뚜렷한 강자가 없었던 데다 헛개나무가 간 기능 보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음료업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 차원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차음료의 주요 타깃이 여성이어서 남성용 건강음료가 적었던 점도 헛개 음료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이라고 식음료업계는 분석했다.

헛개 제품이 새로운 개별 상품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자 관련 업체도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발효유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받은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대대적인 '연말 과음방지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사 제품을 알린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들어 하루 평균 30만병씩 판매해 이 제품의 연간 매출이 1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헛개 쿠퍼스의 내년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옥션 관계자는 "헛개나무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헛개열매 진액 등 헛개 제품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