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의문의 산불…구청·경찰 잠복근무

부산 해운대 장산에서 6개월만에 또 의문의 산불이 발생해 행정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2일 오전 11시4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모사찰 뒤편 장산 5부능선에서 불이나 소나무와 잡목 등 66㎡를 태우고 40여분만에 꺼졌다.

이날 산불은 해운대구 산림담당 직원과 산불감시원, 해운대경찰서 형사팀 등 100여명이 장산에서 투입돼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5일 오후 1시에도 해운대구 우동의 한 아파트 뒤편 장산 4부능선에서 불이나 소나무와 잡목이 있는 임야 60여㎡가 불에 탔다.

해운대구청과 소방당국은 일단 등산객이 버린 담뱃불 등 실화가 이번 화재의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장산에서 10차례나 발생한 화재사건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두 산불 모두 주말에 발생했으며 장소가 과거 산불이 잇따른 반경 4㎞안에 포함됐고 발화지점이 등산로 인근 이라는 점 등이 올 봄에 발생한 연쇄산불과 연관짓는 근거다.

실제로 지난 주말 장산에 불이나면서 11일부터 해운대구청 전직원이 주요 등산로에서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였고 해운대경찰서 형사들도 방화범 검거를 위한 대대적인 탐문과 잠복근무를 해왔다.

행정당국과 경찰이 사실상 방화범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 것이다.

해운대구 한 직원은 "산불 원인을 조사해봐야겠지만 만약 방화범의 소행이라면 우리가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면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해운대 장산에서는 지난 3월부터 6월중순까지 10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대부분 주말이었다.

해운대구는 당시 방화범의 소행으로 보고 직원들이 장산 일대에서 잠복근무를 벌였고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에게 3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산불은 사소한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산에서 담배를 피거나 음식물을 끓여 먹는 등산객들을 적발해 가스버너 등을 압수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