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잘 팔리는 놈'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타보니···
잘 팔리는 승용차는 나름 이유가 있다. 스타일이 좋거나 연비를 포함한 상품성이 뛰어나거나, 아니면 착한 가격으로 나왔거나 등 구매를 끌수 있는 키워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는 이같은 요소를 만족시키는 대표적인 승용차다. 한국 시장에서 올 1~11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757대. 올해 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한 모델 중 골프 2.0 TDI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작년에도 고객 1085명이 파사트 2.0 TDI를 선택했다.

편의사양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워"

[시승기] '잘 팔리는 놈'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타보니···
파사트 2.0 TDI는 내외관 디자인이 심플하다. 타사 차종에 비해 생김새가 다소 밋밋하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으나 '단순함의 미학'은 골프바겐 브랜드의 개성이다. 그 단순함은 운전석 센터페시아 라인에서 좀더 부각된다. 고급 내장재인 메탈 소재를 적용한 이 라인은 모던한 감각과 깔끔함이 조화롭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 7월 새롭게 내놓은 파사트 2.0 TDI 럭셔리 에디션은 일부 편의사양이 보강됐다.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17인치 알로이 휠 및 알칸타라 스포츠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또 자가복구기능을 갖춘 모빌리티 타이어뿐만 아니라 타이어공기압 경고장치 등 첨단 안전사양도 추가됐다.

그 외 전동식 사이드 브레이크와 푸시 앤 고(Push & Go) 방식의 스타트/스탑 엔진시동키, 주차보조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 등은 이 차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DVD/CD, DMB/라디오, 내비게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통합시킨 터치스크린 방식의 인포테인먼트 LCD 시스템은 운전 중에도 조작이 간편하다.

성능·연비·가격 삼박자···이만하면 '굿'

최근 파사트 2.0 TDI 럭셔리 에디션을 타봤다. 잘 팔리는 이유를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도심의 교통 정체를 피한 강변북로-올림픽대로-양평구간 코스에 걸쳐 야간 시승에 나섰다. 직접 타보니 파사트의 가장 큰 매력은 성능과 연비다. 터보차저 직분사 방식의 TDI 디젤엔진 특유의 힘이 좋다.

[시승기] '잘 팔리는 놈'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타보니···
순간 가속 성능은 고성능 스포츠카 못지 않다. 정지상태에서 100km 단거리 가속을 위해 엑셀 페달을 힘껏 밟으면 상체가 뒤로 확 젖혀진다. 치고 나가는 힘은 웬만한 2.0리터급 세단보다 한수 위다.

출력과 토크 최대 수치를 확인했더니 최대출력은 140마력(4200rpm), 최대토크는 32.6kg·m (1750~2500rpm)다. 고성능 모델인 골프 GTD(170마력 출력, 35.7kg·m 토크)와 비교 시 토크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디젤 세단의 강점으로 꼽히는 토크가 높아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2000rpm 영역이면 가뿐하게 치고 올라간다.

주행거리 200km 이상 달리면서 연비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계기판 유류 바늘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연비 수치만 본다면 이 차가 골프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공인 연비를 확인했더니 15.1km/ℓ다. 체감 연비는 이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 때문에 중형 세단의 성능과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기름 안먹는 짠순이 모델을 찾는다면 파사트 2.0은 좋은 대안이다.

가격 또한 파사트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배기량 2000cc 독일산 외제차임에도 4530만원이다. 특히 파사트 럭셔리 에디션은 편의사양이 늘었음에도 기존 모델 가격과 동일하다. 4000만원대 수입차를 선택하고 싶은 고객이라면 파사트는 추천 항목에 올려도 무난하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