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 싸움은 누가 더 매력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페이스북이 6억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페이스북에 맞설 요량으로 '네이버미'라는 개인 홈페이지를 개발해 연말 오픈을 목표로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봤다.


네이버미에서는 네이버의 각종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접속하면 개인 홈이 뜬다. 왼쪽에는 메일 쪽지 캘린더 가계부 계좌조회 포토앨범 주소록 N드라이브 등 8개 메뉴가 있고,오른쪽에는 달력과 메모창이 있다. 중앙 위쪽에는 미투데이 블로그 메일 쪽지 문자 등에 글을 올리는 입력창이 있고,아래쪽에서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메일을 클릭하면 개인 홈이 메일 화면으로 바뀐다. 네이버메일은 물론 외부 메일도 받아볼 수 있다. '카드메일' 사이트에서는 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보낼 수 있고,쪽지 사이트에서는 블로그 이웃이나 친구에게 쪽지를 보낼 수 있다. 메일이나 쪽지를 보낼 때는 개인 홈에 있는 주소록을 이용하면 된다. 주소록은 폰 주소록과 연동하며 아웃룩 등 외부 주소록을 추가할 수 있다.

N드라이브와 포토앨범은 네이버미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N드라이브는 최대 10기가바이트(GB)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개인 저장공간이다. N드라이브에 사진이나 문서 파일을 저장해 놓으면 PC로든 폰으로든 열어볼 수 있다. 네이트미 포토앨범에 사진을 올리면 날짜별로 정리되고 N드라이브에 저장된다. 여러 앨범에 저장된 사진을 새 앨범에 합칠 수 있고 앨범을 공유할 수도 있다.

네이버미 소셜 기능은 중앙에 몰려 있다. 중앙 상단 입력창에서는 미투데이 블로그 메일 쪽지 문자 등을 입력할 수 있다. 이곳에서 입력하면 미투데이나 블로그 등에 바로 올라간다. 미투데이나 블로그 입력은 사진을 첨부할 수 있고 사이트 주소를 링크할 수도 있다. 메일 쪽지 문자 등은 최대 10명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다.

개인 홈 한복판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받아보는 공간으로 페이스북 홈과 유사하다. 네이버 블로그,카페,뉴스,지식인,스포츠 등의 사이트에서 '구독' 버튼을 누르면 새로 올라온 콘텐츠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각각의 콘텐츠를 보고 맘에 들어 '미투' 버튼을 누르면 친구 홈에도 뜬다. 일종의 추천 버튼이다.

네이버미는 로그인을 전제로 하는 개인 홈페이지로 네이버의 각종 기능을 한곳에서 이용하게 했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투데이 메일 쪽지 문자 등을 주소록과 결합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게 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 기능을 네이버 안에서 실현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닫힌 플랫폼'이란 점은 흠으로 꼽힌다. 네이버미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부 소셜 서비스와 연동하지 않는다. 또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돼 있어 크롬 등 다른 브라우저로는 이용하기 불편하다. NHN은 앞으로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개해 외부 콘텐츠도 네이버미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유 · 무선 커뮤니케이터 '네이버톡'을 결합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