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외교 · 군사 · 경제 대화와 정상회담을 줄줄이 갖는다. 영유권 분쟁,위안화 절상,북한의 잇따른 도발 및 핵 개발을 해소하기 위한 양국의 협력과 합의가 도출될지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은 워싱턴에서 14~15일(현지시간) 연례 무역 · 통상공동위원회를 갖는다. 미국에서는 게리 로크 상무장관과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중국에서는 왕치산 부총리가 대표팀을 이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 회의를 통해 중국에 희토류 수출물량을 확대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2일 보도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희토류 수출물량을 제한해왔다.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로 자국 선장이 석방되는 데 큰 힘을 발휘했다.

미국은 또 중국이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지식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이 밖에 중국 조달시장에 미 기업 진출이 용이하게 관련 정책의 완화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14~17일에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한다. 미 대표팀은 중국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도록 거듭 촉구하고,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다이빙궈 국무위원으로부터 방북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10~14일에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린다. 지난 상반기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 결정 여파로 중단된 고위 군사회담과 교류를 복원하는 것이다.

최대 하이라이트는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다.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을 국빈 초청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미적거리고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도 북한을 계속 감싸고 돌자 중국과 연계된 국제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정책으로 돌아섰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국을 지지하면서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양국 정상회담이 무난하게 열릴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중국에 책임 있는 역할을 강력히 요구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의 국빈 방문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협력을 통한 관계 개선이 더 절실한 쪽은 미국의 강력한 포위 전략에 스트레스를 받는 중국이란 점에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