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열의 전신분포도에 따라 이명(귀울림) 증상의 요인이 달라 체질별로 맞춤한약을 처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명 · 난청 전문 마포소리청한의원이 적외선체열 진단을 실시한 300명의 이명 환자를 분석해 5가지 체질로 나눈 결과 가슴과 복부,허리 부위가 냉한 반면 머리와 귀에 열이 몰려 있는 '상열허한형(上熱虛寒型)'이 40%(120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상열형(上熱型)'이 27%(80명),'전신냉증형(全身冷症型)' 16%(48명),'비냉형(鼻冷型)' 9%(28명),'화병형(火病型)' 8%(2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분석은 정확성을 기하고자 23도의 상온에서 옷을 벗은 채 15분이 지난 후 상체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적외선체열 진단은 인체의 통증 및 질병 부위에서 방출되는 극미량의 적외선을 감지해 미세한 체열 변화를 컬러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질병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체열분포가 좌우 대칭을 이루지만 통증을 갖고 있으면 환부의 체열이 높아지거나 낮아져 균형이 깨지게 된다. 노랗고 붉은색 계통일수록 체열이 몰려있는 것이고 파랗고 어두울수록 차가운 것으로 해석된다. 상열허한형은 허약한 체질을 타고난 데다 스트레스 신경과민 수면부족 등에 시달리면 이명이 나타나므로 기운을 보충하면서 동시에 머리와 귀에 몰린 열을 분산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상심자,여정실,오미자,숙지황 등의 약재가 적합하다. 일상에서 오미자차 뽕잎차 등을 즐겨 마시면 좋다.

유종철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상열허한형은 머리를 많이 쓰면서도 운동도 잘 하지 않은 부실한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사무직군의 비중이 노동직군에 비해 이명 발생률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50대 이후 급격한 체력저하를 막는데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상열형은 전신과 손발이 따뜻하면서 머리부위에 열이 몰려 있는 유형으로 평상시에는 건강한 체질이지만 스트레스와 신경과민,과음 등의 원인으로 머리와 귀에 열이 몰려 이명이 발생한다. 주로 젊은 남자들에게 나타난다. 이들에겐 감국,조구등,백질려 등 열을 식히는 청열(淸熱) 약재를 처방해 머리와 귀에 몰린 열을 식혀 주는 치료를 한다. 평상시엔 국화차 솔잎차 칡차 등을 상복하면 도움이 된다.

화병형은 40대 이상의 주부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인체의 상하 기혈순환 장애로 인해 가슴과 복부 사이에 'ㅅ'모양의 붉은색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을 잘 쉬며,식사 후 음식물이 역류하는 경우가 많고,신경이 예민하고 얼굴에 열이 잘 오르며,가슴이 두근거리고 초조하고 불안한 증상이 나타난다. 황련,황금,치자 등으로 가슴에 맺힌 열을 풀어 주는 처방을 한다. 산책 명상 요가 기공 등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고 땀을 적당히 흘리면 좋다.

반면 머리와 귀에 열감이 없더라도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냉증형은 가슴과 복부,손발,허리 등이 모두 차가워 머리와 귀에 열감이 거의 없다. 한의학에선 전신의 기운이 모자라 귀로 가는 에너지가 부족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료법으로는 전신의 체열을 올리는 녹용 인삼 황기 등의 약재를 처방한다. 인삼과 황기를 차로 만들어 상복하면 허약한 기운을 북돋우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소화력을 높일 수 있다.

비냉형은 코 부분이 까맣고 귀 부분이 파랗게 보이는 유형이다. 코와 귀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음을 의미하며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