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을 내놓은 지 1주일 만인 오는 16일부터 판매중단키로 하면서 대형마트 간의 물밑 '치킨가격 전쟁'도 마무리됐다. '통큰 치킨' 출시에 맞춰 가격을 내렸던 이마트 일부 점포와 홈플러스가 더 이상 가격인하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판매 직후 치킨가격을 내렸던 이마트 일부 점포는 즉각 원래 가격으로 환원했으며,보름 동안 특판에 나섰던 홈플러스도 23일부터 종전 가격으로 되돌아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출시되자 이마트 40여개 점포는 지난 11~12일 프라이드치킨 1마리 가격을 기존 6980원에서 5980원으로 낮췄고,용량도 900g으로 100~200g 늘렸다. 홈플러스는 '통큰 치킨'의 첫 판매일인 9일부터 기존 7980원에 팔던 것을 4980원으로 내리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연말 소비자들의 간식거리 제공 차원에서 9일부터 치킨 가격을 내렸으나 23일부터 종전가격으로 다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치킨 할인판매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과 무관하게 추진된 기획행사라고 강조하고 있다. 치킨 가격을 1000원 내렸던 이마트 일부 점포들도 이날부터 종전 가격으로 환원했다.

대형마트들의 이런 움직임은 생존권을 앞세운 영세 상인들의'떼법' 논리에 따라 기획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마트 간 가격경쟁도 막을 내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소비자 편익과 시장논리를 벗어난 결정이란 점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이 최근 통과된 데 이어 대형마트의 저가 기획상품이 이해 당사자들의 '떼법'에 밀려 판매가 중단된 사례를 남겼다"며 향후 대형 유통업체들의 영업과 상품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