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안구건조증, 눈물 마르는 겨울…컴퓨터 사용·눈화장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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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질병탐구
2008년 환자 150만명…6년새 2배
실내생활 많은 1월에 급증
2008년 환자 150만명…6년새 2배
실내생활 많은 1월에 급증
"눈이 뻑뻑하고 따끔거려 안약을 계속 넣었더니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눈뜨기가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워요. "
날씨가 차가워져 실내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는 요즘에는 건조한 공기 때문에 안구건조증(건성안)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안과가 북적이게 된다. 최근 필자가 재직하는 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 '건성안 전문클리닉'까지 개설했을 정도로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눈꺼풀과 안구 사이에는 눈물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며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때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빨리 증발해버리면 안구표면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면서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시리며 콕콕 쑤시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이 생기게 된다. 눈꺼풀이 차창의 와이퍼처럼 눈물을 고루 펴주는 역할을 하는데 안구건조증은 차유리가 마른 상태에서 와이퍼를 동작시키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진료받은 안구건조증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6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나 2008년에는 150만명을 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2.2배 많았고 1월이나 8월처럼 온열기구나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계절에는 환자 수가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눈물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면 안구건조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상시 가뭄 든 논바닥처럼 눈이 바짝 마른 안구건조증 환자도 자극을 받으면 눈물이 줄줄 흐를 수 있다. 자신이 안구건조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실제 검사를 받아보면 눈물 분비량이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분비량,눈물 성분의 변화,눈물의 순환,안구표면의 염증성 변화,호르몬 변화,동반된 면역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므로 치료도 그에 맞게 적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안구표면의 손상이나 염증,동반질환 등이 없이 눈물량이 다소 부족한 경도의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로 대부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인공눈물은 수분 외에 메틸셀룰로스 히알우론산 포비돈 등의 성분이 들어있어 안구의 세균감염과 오염을 방지하고 지나치게 끈적이지 않아 눈이 원활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자연눈물과 달리 지방성분이 부족해 증발이 빠르고 면역글로불린 같은 항균 성분이 없어 1차적 방어기능을 갖지 못한다. 특성 성분이 눈을 자극해 부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거나,자연 눈물의 생리적 구조를 파괴해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방부제를 함유한 인공눈물은 각막상피세포에 독성을 끼치고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건성안이 심해 하루에 4~6회 이상 인공눈물을 점안해야 하는 경우에는 방부제가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공눈물 대신 생리식염수나 맹물로 눈을 적시면 오히려 더 쉽게 안구가 건조해지므로 삼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는 안구표면 손상 및 염증이 있는 상태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보유한 경우다. 이럴 경우 안구표면의 염증 정도에 따라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등)와 다양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제제가 포함된 인공눈물로 안구표면의 염증을 조절한다. 안구표면의 손상이 심한 경우 자가혈청 인공눈물과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한다. 자신의 혈액에서 뽑아 희석한 혈청은 성장인자,신경영양인자,눈물성분이 함유돼 있어 손상된 안구의 표면(각막상피)의 재생을 도와 심한 건성안에 효과적이다.
류머티즘 질환이나 쇼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건성안과 입마름증을 유발한다. 95% 이상이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특히 40,50대에 많다.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이 모두 감소해 건성안이 늘어난다. 남성호르몬은 눈물샘과 마이봄선(눈물의 지방층을 분비) 기능에 관여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호르몬 감소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아 안구건조증 환자도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 장기착용,반영구 화장,지나친 눈화장,라식 · 라섹수술 증가 등이 건성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눈에 피로를 주는 행동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밖에 마이봄선에 염증이 생기는 다래끼가 나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암 환자는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이 눈물샘 세포에 독성을 끼쳐서,골수이식환자는 이식한 골수(혈액줄기)세포가 이식받은 사람(숙주)의 조직을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의 22% 이상이 건성안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눈물이 눈물관으로 지나치게 흘러나가 눈물이 부족한 경우에는 눈물이 안구에 오래 머물도록 눈물점 폐쇄와 같은 간단한 수술을 받거나 직접적인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보안안경을 착용하게 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 · 관리하려면 냉 · 난방 시 60도 안팎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장시간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는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잠깐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아 눈물을 적셔주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안구건조증이나 시력감퇴가 초래된다. 호박 토마토 사과 부추 당근 파슬리 등을 통해 비타민A를,꽁치 참치 정어리 등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제,베타차단제 등 고혈압약,이뇨제,항우울제,파킨슨병치료제,레티노이드 등은 건성안을 악화시키므로 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주천기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 >
날씨가 차가워져 실내 난방기 사용이 늘어나는 요즘에는 건조한 공기 때문에 안구건조증(건성안)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안과가 북적이게 된다. 최근 필자가 재직하는 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 '건성안 전문클리닉'까지 개설했을 정도로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눈꺼풀과 안구 사이에는 눈물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며 윤활유 역할을 한다. 이때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빨리 증발해버리면 안구표면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면서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시리며 콕콕 쑤시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이 생기게 된다. 눈꺼풀이 차창의 와이퍼처럼 눈물을 고루 펴주는 역할을 하는데 안구건조증은 차유리가 마른 상태에서 와이퍼를 동작시키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진료받은 안구건조증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6년 만에 2배 넘게 늘어나 2008년에는 150만명을 넘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2.2배 많았고 1월이나 8월처럼 온열기구나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계절에는 환자 수가 더욱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눈물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면 안구건조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평상시 가뭄 든 논바닥처럼 눈이 바짝 마른 안구건조증 환자도 자극을 받으면 눈물이 줄줄 흐를 수 있다. 자신이 안구건조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실제 검사를 받아보면 눈물 분비량이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분비량,눈물 성분의 변화,눈물의 순환,안구표면의 염증성 변화,호르몬 변화,동반된 면역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므로 치료도 그에 맞게 적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안구표면의 손상이나 염증,동반질환 등이 없이 눈물량이 다소 부족한 경도의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로 대부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인공눈물은 수분 외에 메틸셀룰로스 히알우론산 포비돈 등의 성분이 들어있어 안구의 세균감염과 오염을 방지하고 지나치게 끈적이지 않아 눈이 원활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자연눈물과 달리 지방성분이 부족해 증발이 빠르고 면역글로불린 같은 항균 성분이 없어 1차적 방어기능을 갖지 못한다. 특성 성분이 눈을 자극해 부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거나,자연 눈물의 생리적 구조를 파괴해 건성안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방부제를 함유한 인공눈물은 각막상피세포에 독성을 끼치고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건성안이 심해 하루에 4~6회 이상 인공눈물을 점안해야 하는 경우에는 방부제가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공눈물 대신 생리식염수나 맹물로 눈을 적시면 오히려 더 쉽게 안구가 건조해지므로 삼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는 안구표면 손상 및 염증이 있는 상태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요인을 함께 보유한 경우다. 이럴 경우 안구표면의 염증 정도에 따라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등)와 다양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제제가 포함된 인공눈물로 안구표면의 염증을 조절한다. 안구표면의 손상이 심한 경우 자가혈청 인공눈물과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한다. 자신의 혈액에서 뽑아 희석한 혈청은 성장인자,신경영양인자,눈물성분이 함유돼 있어 손상된 안구의 표면(각막상피)의 재생을 도와 심한 건성안에 효과적이다.
류머티즘 질환이나 쇼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건성안과 입마름증을 유발한다. 95% 이상이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특히 40,50대에 많다.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이 모두 감소해 건성안이 늘어난다. 남성호르몬은 눈물샘과 마이봄선(눈물의 지방층을 분비) 기능에 관여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호르몬 감소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아 안구건조증 환자도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 장기착용,반영구 화장,지나친 눈화장,라식 · 라섹수술 증가 등이 건성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눈에 피로를 주는 행동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밖에 마이봄선에 염증이 생기는 다래끼가 나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암 환자는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이 눈물샘 세포에 독성을 끼쳐서,골수이식환자는 이식한 골수(혈액줄기)세포가 이식받은 사람(숙주)의 조직을 공격하기 때문에 환자의 22% 이상이 건성안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눈물이 눈물관으로 지나치게 흘러나가 눈물이 부족한 경우에는 눈물이 안구에 오래 머물도록 눈물점 폐쇄와 같은 간단한 수술을 받거나 직접적인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보안안경을 착용하게 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 · 관리하려면 냉 · 난방 시 60도 안팎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장시간 독서를 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는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잠깐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아 눈물을 적셔주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안구건조증이나 시력감퇴가 초래된다. 호박 토마토 사과 부추 당근 파슬리 등을 통해 비타민A를,꽁치 참치 정어리 등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제,베타차단제 등 고혈압약,이뇨제,항우울제,파킨슨병치료제,레티노이드 등은 건성안을 악화시키므로 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주천기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