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초고속열차(TGV) 지연에 대한 승객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프랑스24 TV는 파리항소법원이 선로 변경 잘못으로 기차가 예정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환승 차량을 놓친 한 승객이 프랑스국영철도(SNCF)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배상금을 물게됐다고 12일 보도했다.SNCF는 그동안 기차의 지연 도착에 대해 좀처럼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SNCF로부터 배상을 받아낸 주인공은 변호사인 레미 루케트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2008년 6월8일 파리 리용역으로 향하던 도중 기차의 궤도 변경 실수로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했고 재판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루케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로펌과 상의해 SNCF를 상대로 자신의 위자료와 재판 불참에 따른 재정적 손실,로펌의 평판 훼손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2년 넘게 계속됐다.1심에서 승객의 주의력 부족이라며 원고패소 판결을 받은 루케트는 항소했다.결국 파리 항소법원은 지난 9월22일 SNCF에 대해 루케트가 또다른 변호사를 고용하는 데 든 비용 1500유로와 루케트에게 위자료 500유로,로펌 측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금 2836유로 등 총 약 4800유로(724만원)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SNCF가 열차 연착으로 하루 일을 못하게 된 승객에게 손해배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케트의 변호사 안 로르 아르샹보는 “SNCF 승객들은 보통 수백유로의 손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면서 “물론 이번 사례가 좀 특수한 경우이긴 하지만 대기업,특히 국영기관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 결과가 승객의 승리로 굳어지면서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프랑스 대중교통이용자연맹에 따르면 “기차 연착의 절반 이상이 철도회사 측에 귀책 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지연 도착에 관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며 “먼저 SNCF의 고객센터에 문의하고 중재자를 찾은 후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소송을 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