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코스피지수를 2000선 목전까지 끌어올렸다. 이미 대형주가 많이 오른만큼 내년 에는 중소형주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대형주 지수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달리는 대형주가 더 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코스피 시가총액 대형주 지수는 1977.04를 기록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2007년 10월 사상최고치(1972.99)를 갈아치웠다. 10일에는 장중 1979.69로 올랐고 이날 오전에는 1980.14를 기록, 지난 11월7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1980.77)에도 도전하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사흘 연속 상승하며 장중 92만8000원을 터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업종별 지수와는 달리 대형주 지수의 고점 경신은 지수의 전반적 강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유동성 장세 등 증시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지금은 대형주 위주로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배재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은 중소형주였고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하더라도 이를 중소형주 매수의 기회로 보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대형주의 상승 사이클이 한 차례 지나간 이후에야 중소형주의 갭 메우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2000선에 대한 부담의 목소리는 많지만 라운드 넘버 이상의 의미가 없는 숫자"라고 강조했다.

대내외 악재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변동성 요인의 감소, 도시바 정전 사태와 같은 재료에 시장이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와 대내외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이라는 새로운 마디로 레벨업 되는 것은 시기의 문제"라며 "절대지수 레벨이 높아지는 만큼 수익률을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의 체질 변화에 따른 이익의 견조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성장동력 확보, 자문형 랩 어카운트 시장의 확대 등으로 인해 2009년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대형주 중심의 매수 편증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단기적인 주가 조정을 기회로 삼아서 부지런히 대형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