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었더라도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조적인 상승추세에 대한 입장은 견지하면서도 잔파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스피지수가 장 시작과 함께 2000선을 탈환한 14일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중국 긴축이나 4% 이내에 머무는 수준에서의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은 지난 2008년도와 같은 악몽을 재현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코스피지수 2000 시대를 개막하는데 방해요소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증시의 장기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단기적 관점에서 전망한다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터치한다고 해도 안착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며 "지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주가 과속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반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앞선 기대감으로 25% 상승한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적으로 부담스럽다는 것.

김 이사는 "오히려 그 동안 미국 관련주가 미국 경기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다면 중국의 점진적인 긴축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제부터는 조정 받고 있는 중국 관련주를 내년 상반기 강세를 대비해 점진적으로 매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상승 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여서 추세적 상승 기조를 지속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다만 현재 증시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코스피지수 2000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경기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IT와 금융주 등 대형주 위주의 순환매로는 강세 지속이 힘들다는 얘기다.

그는 "2007년 강세장에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등 성장동력이 다양했지만 현재는 신흥국 중심"이라며 "국내증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국내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가담할 때 코스피지수 2000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