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가장 큰 강점은 남보다 한발 앞선 투자로 고도화 설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대규모 윤활기유 및 파라자일렌(PX) 설비를 구축한 점이다.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자본 투자 이후 1997년 말까지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해 지난 10여년간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를 통한 안정적인 원유 공급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현재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하루 58만배럴의 정제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연간 약 2억배럴 내외의 원유를 사용한다. 아람코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어 유가 급등락이나 공급 구조 변화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쉽다.

정유 · 석유화학 등 원재료 비중이 높은 장치산업은 얼마나 품질 좋은 원재료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가가 제품 생산 및 판매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세계 최대 석유회사가 대주주라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2011년 2분기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로 하루 5만배럴 규모의 정제시설이 늘어나는 데 따른 원유 도입 증가분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

낮은 성장성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지만 이제 이 부분도 강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4년 만의 대규모 설비투자 완료에 따라 내년 2분기부터 PX,벤젠 및 석유제품 설비능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합성섬유의 중간 원료인 PX 90만t 설비를 확장,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간 160만t 설비를 보유하게 된다.

이와 함께 벤젠 24만t 설비도 증가해 석유화학 제품 기준 약 212만t 생산체제를 확보,이익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PX 가격이 지난 1년여에 걸친 약세 국면을 벗어나 t당 13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내년 2분기부터 가동될 PX 설비에서 이익이 대규모로 발생할 것이다.

대규모 설비투자 완료에 따른 이익 증가로 에쓰오일은 내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석유화학 사업 확대로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확대돼 이익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 · 배당성향도 강점

에쓰오일은 부채비율이 낮고 국내 기업 중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록하고 있다. 2004년 이후 2008년까지 순차입금을 4000억원 미만으로 유지했다. 2009년 이후 정유사업에서의 이익 감소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현재 순차입금 2조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정유사들이 5조~7조원의 순차입금을 갖고 있다는 점에 비하면 이자비용이 적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 또 2009년을 제외하고 지난 5년간 연평균 5000원 수준의 배당을 해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2011년 이후 대규모 이익 달성에 따라 에쓰오일은 앞으로 2년 동안 연 6%대의 배당수익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시황 변동성이 문제…신규 사업 확보 필요

에쓰오일은 정유,윤활유,석유화학 부문에서 높은 수익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작년과 같이 정유업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면 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정제사업과 관련한 비중이 100%로 시황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 약점이다.

2008년 1조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에서 2009년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2900억원으로 급락했던 것은 이런 이익 기반의 높은 변동성을 보여준다. 또 2011년 대규모 투자도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설비 확대에 따른 것으로 여전히 기존 사업 확대에 그쳐 신규 사업으로 외연 확대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석유개발사업이나 풍력 태양광 2차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신규 진출이 미약해 향후에도 이 회사의 수익 기반은 정유를 기반으로 한 사업들에 한정될 것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수요 회복에 따른 정유업 회복 속에서 강점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이익 창출 위에 또 다른 성장 사업을 찾아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위원 sycho@hmci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