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유 업황은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경기와 신용 회복에 따라 수요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석유 수요는 호조를 띠는 반면 정유설비 신규 공급은 축소돼 아 · 태지역의 정유설비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정유업은 올해의 업황 회복기를 거쳐 2011년에는 본격적인 호조 국면이 나타날 것이다.

지난해 정유업은 중국 인도지역의 집중적인 신규 정유설비 가동과 선진국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그러나 작년을 정점으로 신규 정유설비 가동이 둔화한 가운데 올 들어 세계 경기 회복과 함께 아시아지역의 석유 수요가 살아나며 업황이 회복됐다.

◆석유 수요 회복 본격화

오일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세계 석유 수요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났고,평균 석유 수요는 하루 8620만배럴로 2500만배럴 증가했다. 순증가 규모로는 2004년 이후 최대다.

지역별 석유 수요 순증가는 중국이 하루 90만배럴로 11.8% 늘어났다. 전 세계 석유 수요 증가의 37%가 중국에 의해 이뤄진 셈이다. 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석유 수요는 하루 15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아시아의 석유 수요가 전 세계 석유 수요 순증 규모의 62%를 차지해 사실상 세계 석유 수요를 이끌었다.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의 석유 수요는 미국이 하루 30만배럴(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 순증해 회복세를 보였지만 유럽은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하루 40만배럴(2.4%) 줄어들었다. 세계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유럽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석유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내년 세계 석유 수요는 높은 증가 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중국은 내수 확대 본격화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인도 또한 2009년 이후 자동차 등 산업생산 확대에 따른 경제성장 지속으로 석유 수요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중국 인도의 성장에 따라 아시아지역 내 교역이 확대되고 경제가 동반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의 석유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에도 세계 석유 수요는 아시아가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선진국 수요도 회복 전망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석유 수요 회복은 전 세계 석유 수요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것이다. 미국은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경기 및 신용 회복으로 석유 수요 또한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 석유 수요의 20% 이상을 차지한 미국의 석유 수요는 2003~2008년 하루 평균 2050만배럴을 기록했다. 2010년 미국의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30만배럴 늘어난 하루 1920만배럴로 추정된다. 따라서 향후 1~2년 동안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석유 수요가 회복된다고 가정하면 미국의 석유 수요 증대 규모는 하루 130만배럴에 달할 것이다.

유럽 또한 독일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 영향으로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석유 수요가 우상향 추세로 반전했다. 유럽의 석유 수요는 올해 감소세에서 내년에는 증가세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 측면을 보면 세계 정유설비 공급은 아 · 태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작년 아 · 태지역의 정유설비 신 · 증설은 하루 180만배럴에 달했지만 올해는 하루 50만배럴로 크게 감소했다. 내년 아 · 태지역의 신규 설비 증설은 사실상 제로(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및 인도를 중심으로 소규모 증설이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 일본의 정유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닛폰석유를 중심으로 하루 43만배럴 규모의 정유설비가 폐쇄될 예정이다. 이는 일본 정유설비의 약 9.6%에 달하는 규모다.

◆공급 부족으로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 · 증설이 둔화함에 따라 정유설비 가동률은 빠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작년 아 · 태지역 정유설비 가동률은 83.8%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85.2%,내년에는 88.7%로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석유제품별로 올해는 경유의 정제마진이 높았지만 내년에는 휘발유 마진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적인 산업생산 증가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생산 및 판매,중국의 전력난 등이 경유 정제마진 회복의 주 원인이었다. 내년에는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보유 확대 추세 지속,석유 수요의 약 47%가 휘발유인 미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휘발유 공급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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