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니가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네기시 에이이치 미국 퍼듀대 교수(75 · 사진)를 특별 연구고문으로 영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네기시 교수의 연구 업적인 혁신적 유기 합성법을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주목받는 유기 전기발광소자(EL)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소니는 최근 유기EL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네기시 교수는 소니가 연간 4회 정도 여는 첨단기술 연구보고회에 참석하고, 중기 연구계획 수립과 관련해 조언할 예정이다. 네기시 교수는 스즈키 아키라 홋카이도대 명예교수(80)와 함께 의약품이나 전자재료 등 다양한 공업물질을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혁신적 유기합성법을 개발한 업적으로 올해 노벨상을 받았다.

특히 이 기술을 응용한 LCD(액정표시장치) 소재는 일본의 LCD 패널 등에서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지소라는 일본 회사가 1990년대 중반 이 기술을 액정재료의 합성에 응용해 관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액정재료는 TV와 PC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본의 화학원료 회사인 도소 관계자는 "네기시 교수 등의 연구 성과가 없었다면 지금 LCD TV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대되는 유기EL재료도 마찬가지로 이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전자업계에서는 소니의 이같은 인재 영입에 대해 한발 앞서가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